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먹는 여드름 치료제에 들어있는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이 심각한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은 원래 1차 약물에 치료 효과가 없는 여드름에 처방하는 2차 약물입니다.
대부분은 피부 깊숙한 곳에 생기는 결절성 여드름이나 낭포성 여드름이 대상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경미한 여드름이나 피지 조절을 위해서도 이 약물을 남용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입니다.
연구팀은 미국, 캐나다, 독일 등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10편에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된 임신부 2천783명을 메타 분석했습니다.
이 결과,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임신부의 기형아 출산율은 15%로 집계됐습니다.
기형은 두개골, 얼굴, 심장, 목, 손가락 등에 발생이 많았으며, 기형아를 임신한 여성의 80%가 낙태를 선택했습니다.
연구팀은 임신 상태에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했을 때의 기형아 출산 위험을 비노출군의 3.76배로 추산했습니다.
다만, 이런 위험은 2006년 이후부터는 1.04배로 크게 줄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한정열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신경능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세포 간의 상호 작용을 방해해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만약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던 중 아이를 가졌다면 우선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단 후 최소 4주가 지나고 임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지(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최근호에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