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저수지 모습입니다.
극심한 봄 가뭄에 절반가량 드러난 저수지 바닥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낚시객들이 줄지어 앉아 있을 저수지 주변 좌대는 마치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땅 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낚시터 운영자 이 모(65) 씨는 "이렇게 심한 가뭄은 처음"이라며 "저수지에 물이 거의 없어 낚시터는 운영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40㏊에 달하는 노곡저수지의 현재 저수율은 24.9%로, 최근 30년 평균 저수율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안성에서 규모가 큰 금광·마둔저수지는 2017년 저수율이 10% 안팎까지 떨어진 최악의 가뭄 사태 이후 평택호와 관정을 연결해 지난해부터 물을 끌어다 쓰면서 저수율은 간신히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당초 올해까지 예정됐던 두 저수지와 평택호 연결 송수관 공사를 1년 앞당겨 작년에 완료했다"며 "이 덕분에 현재 금광저수지에는 초당 0.338t, 마둔저수지에는 초당 0.131 t의 물이 평택호로부터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경기도 강수량은 137.7 ㎜로, 평년(249㎜) 대비 5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경기도 330개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지난 8일 기준 47.7%로, 평년 평균 저수율 54%의 88% 수준입니다.
봄 가뭄이 절정에 달하면서 농민들은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에서 만난 농민 김 모(74) 씨는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가뭄은 겪어 보지 못했다"며 "비만 기다려선 절대 농사를 못 짓는다"고 말했습니다.
2천㎡ 규모의 밭에서 파를 재배하는 김 씨는 가뭄에 대비해 관정을 뚫어 급할 때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작년에는 열흘에 한 번꼴로 관정에서 물을 퍼 올렸는데 올해는 매일 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매일 물을 대지 않으면 작물이 다 말라 죽는다"며 "우리 밭은 그나마 관정이 따로 있어 농사가 가능하지만, 옆집은 관정이 없어서 660㎡ 밭에 고추가 다 말라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비료를 뿌려도 땅에 녹아들지 않는다는 김 씨는 오늘도 관정에서 물을 퍼 올려 간신히 밭에 물을 댔습니다.
또 다른 농민 정 모(72) 씨는 "감자나 마늘, 파는 지금이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라 물이 많이 필요하다"며 "비는 안 오고, 저수지는 마르고, 결국 지하수를 뽑아다가 밭에 갖다 뿌리고 있는데 매일 이 작업에만 몇 시간씩 걸려 농사짓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안성시는 밭작물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급수가 시급한 곳에 살수차를 활용, 급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모내기한 논과 밭 등 급한 곳부터 급수를 하고 있다"며 "그나마 물이 충분하지 않아 논에는 흙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물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현재까지 안산 등 7개 시·군 논 157 ㏊에서 물 마름 현상, 여주 등 3개 시·군에서 밭 가뭄 현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위기 대응 단계를 '주의'로 격상해 31개 시·군과 함께 상황관리합동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