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롱 코비드'(Long-Covid)로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국민 1만여 명 대상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고 치료·관리를 위한 지침을 만들 방침입니다.
후유증 조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반 동안 일부 기관이 산발적으로 소규모 실시한 바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조사에 나서 체계적인 분석을 한다는 취지입니다.
올해 하반기 대규모 조사에 본격 착수하고 중간 분석을 거쳐, 내년 상반기 지침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후유증을 경험하고 계시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미흡했다"며 "이에 정부는 대규모 조사를 통해 원인·증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치료를 위한 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역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롱 코비드는 코로나19 발병 3개월 이내에 시작돼 최소 2개월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다른 진단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됩니다.
일반적으로 두통, 인지 저하, 피로감, 호흡곤란, 탈모, 우울·불안, 두근거림, 생리주기 변동, 근육통 등 200여 개의 다양한 증상이 롱 코비드의 증상으로 보고됐습니다.
후유증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다른데, 다수 확진자는 후유증을 회복하지만 20% 안팎의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중장기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별한 치료법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고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가 권고됩니다.
롱 코비드는 국내외 다수 연구 결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앞서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과 함께 각각 실시한 후유증 조사 결과에서 피로감·호흡곤란·건망증·수면장애·기분장애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자의 20∼79%가 후유증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확진 입원 환자 4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장 19개월까지 피로(31.7%), 운동시 호흡 곤란(17.1%) 등이 관찰됐습니다.
경북대병원 연구에서는 2020년 2∼3월에 확진 이후 내원한 환자 170명 중 129명(75.9%)이 12개월 이후까지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64명은 21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건망증·피로감·수면장애가 이어졌다고 답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 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기존 국내 연구·조사는 주로 기저질환자나 중환자, 입원환자 중심으로 이뤄졌고 표본이 작았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정부가 실시하는 조사는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 성인을 포함해서 이뤄집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후유증 조사 중간 결과를 분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