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빌딩 폐쇄 구조…"신속 대피 어렵고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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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난 불은 발생 후 20여 분 만에 완전 진화됐지만, 순식간에 7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큰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대구 소방본부에 따르면 오늘 수성구 범어동 W빌딩 2층 203호에서 불이 난 것은 오전 10시 55분입니다.

불이 나자 차량 50대와 160여 명의 진화대원·구조대원이 출동, 22분만인 11시 17분에 진화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203호에서 7명이 숨지고 같은 건물에 있던 다른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와 의뢰인 등 4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부상했습니다.

소방과 경찰 관계자 등은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최초 신고 내용 등에 따라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특히 경찰은 소송 결과 등에 불만을 품은 의뢰인이 자신의 몸에 강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CCTV에서 방화 용의자가 집에서 뭔가를 들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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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층, 지상 5층 중 불이 난 지상 2층에 5개 사무실이 있지만 발화지점인 203호는 계단과 거리가 먼 곳에 있고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어동 법조타운에 있는 여타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구조로 된 변호사 사무실 특성도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당 건물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또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계단 하나와 엘리베이터 하나가 있지만 비교적 좁은 데다 사무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는 폐쇄된 구조여서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건물 입주자와 방문자 중 일부는 건물 뒤편으로 난 비상계단에 매달려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옥상으로 피신하기 위해 아찔하게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변호사는 "위층 변호사 사무실 직원 중 일부는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너무 높아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독자 최식백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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