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 직접 든 김정은…4월 열병식 리허설 지휘한 기록영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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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열병식 리허설에서 장병들에게 소총 잡는 법까지 일일이 지도하는 내용이 담긴 새 기록영화가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북한에서 지도자가 이번처럼 훈련 현장에서 장병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한 일은 그간 없었습니다.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 의미가 그만큼 남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가 어제(27일) 공개한 '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과시한 주체의 열병식'이란 제목의 2시간 40분짜리 기록영화에는 지난 달 25일 개최된 열병식 준비과정이 세세하게 담겼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리허설을 이끄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기록영화에선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사상 초유의 열병식이 되게 준비의 전 과정을 정력적으로 이끌어줬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볏짚 모자에 통 넓은 바지 차림으로 광장에 나타나 발맞춰 행진하는 종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손에 들린 서류와 현장을 번갈아 보며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장병들 앞에서 소총을 직접 들어 '모범 포즈'를 보여주고, 장병들의 철모를 바로 잡고 여군들의 차려자세를 지도하는 등 리허설 전 과정에 세세하게 관여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소개됐습니다.

열병식 중계에 동원된 대규모 카메라가 '열병식 촬영기 배치안'에 따라 건물 옥상 등에 설치되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4월 열병식인 최근 북한의 코로나19 대확산의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행사입니다.

총 2만여 명이 동원돼 '노마스크'로 훈련했고, 본행사 이후에는 지방으로 내려간 참가자들을 평양으로 다시 불러 기념촬영까지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불을 질렀다는 평가입니다.

그런데도 열병식 기록 영화를 공개한 건 열병식을 각별하게 준비한 김 위원장의 노력을 부각하면서 군사적 업적으로 포장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록영화에서도 열병식 신무기들을 소개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 징후가 보이면 "영토 밖에서 선제적으로 철저히 소멸할 수 있는 강한 타격력을 갖추는 것을 국방건설의 목표로 내세웠다"고 국방력 강화를 과시했습니다.

기록영화에는 박정천·리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김 위원장의 양옆에서 열병식 리허설에 참여한 모습도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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