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댈러스의 한인 미용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인 미용실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 상점들을 노린 연쇄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에디 가르시아 댈러스 경찰국장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처음 조사할 때는 증오범죄임을 시사하는 단서가 없었지만, 오늘 오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증오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이 증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은 인근 아시아계 상점들을 대상으로 최근 벌어진 다른 사건들에서도 비슷한 차량이 목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12일 오후 댈러스 북부 코리아타운 상가 미용실에 검은색 복장의 흑인 남성이 장총을 들고 난입해 한인 여성 3명을 쏜 뒤 적갈색 미니밴을 타고 달아난 이번 사건에 앞서 비슷한 색깔의 미니밴이 다른 2건의 총격 사건에서 보고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달 2일 한인 미용실과 같은 블록에 있는 아시아계 상점에 대한 총격 때는 '붉은색 미니밴'이, 미용실 총격 하루 전인 10일 또 다른 아시아계 상점에 대한 총격 때는 '진홍색 자동차 또는 미니밴'이 각각 현장에서 목격된 바 있습니다.
두 건의 총격 범죄 모두 미니밴 안에서 가게를 향해 총을 쏜 뒤 달아난 사건으로 부상자는 없었습니다.
댈러스 경찰은 모두 3건의 총격이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상점들을 타깃으로 삼은 연쇄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 연방수사국(FBI) 등 다른 기관과 공조해 다른 유사 사건들이 더 있는지를 파악 중입니다.
경찰은 용의자로 키 170∼178㎝의 마른 체격에 수염을 기른 흑인 남성을 지목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했습니다.
가르시아 경찰국장은 아시아계 주민이 사는 지역에 대한 순찰을 늘렸다면서 "이곳에서 증오는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댈러스에서 아시아·태평양 출신 인구는 4만 8천 278명으로 전체 주민의 4% 정도를 차지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 대상 범죄가 증가하자 댈러스 경찰은 한국어와 베트남어 등을 구사할 수 있는 경관들로 팀을 꾸리고 증오범죄 대응에 나섰으나, 여전히 아시아계 대상 범죄 다수가 신고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