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제주도 내 호텔, 리조트 8곳에 머문 뒤 숙박비 수천만 원을 내지 않은 자메이카인 부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강민수 판사는 사기와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자메이카 국적 부부 A(33) 씨와 B(32·여)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20년 2월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사증 면제 체류 자격으로 딸과 함께 입국했습니다.
이들은 그해 7월 11일 서귀포시의 한 호텔에 8월 23일까지 투숙한 뒤 숙박비를 요구하는 호텔 관계자에게 신용카드 결제 승인이 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계좌 이체를 하겠다고 속이고 숙박비 140만 원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부부는 2021년 9월까지 8회에 걸쳐 비슷한 수법을 이용해 여러 호텔과 리조트를 상대로 2천800만 원 상당의 숙박비 사기행각을 벌여 이익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부부는 입국 후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는 사증 면제 체류 자격으로 입국했지만 2021년 9월까지 불법 체류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기도 했습니다.
강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 횟수, 기간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과 언행으로 범행을 부인해 비난 가능성도 크다"면서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점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제주지방법원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