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태권V'는 아니지만…로봇이 구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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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로 일상회복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계절도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어서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영업시간과 모임인원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자영업자들도 생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순조로운 건 아닙니다. 그간 쌓인 빚 걱정이 가장 크겠지만 당장 가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사람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코로나19동안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당수 인력이 그쪽으로 몰린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등 외국계 노동자들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 자영업자들이 너도 나도 사람 구하기에 나서면서 구인난이 더 심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어찌됐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입니다.

 

서비스봇, 자영업 인력난 덜어줄까

 

요즘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게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무인주문기입니다. 고객이 주문기에서 직접 메뉴를 고르고 결제까지 합니다. 인력난 속에 이제는 주문을 넘어 서빙도 기계, 즉 로봇이 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7월 상용화한 AI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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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로 음식을 운반하는 '서빙 모드' 뿐 아니라 고객을 맞이하고 지정된 좌석으로 안내하는 '안내 모드',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반찬이나 집기 등을 전달하는 '순회 모드', 식사를 마친 뒤 빈 그릇을 수거하는 '퇴식 모드'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KT는 서비스 로봇이 100% 자율주행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다닐 수 있게 설계돼 국내 요식업종 매장환경에 최적화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용은 36개월 약정 기준으로 매달 60~70만 원 가량의 대여비를 내야 합니다. 한 푼이 아쉬운 자영업자 입장에선 이 돈도 작은 게 아니지만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요즘 같은 구인난에 이런 조건으로는 찾기 어렵겠지만) 최저 시급 9,160원을 지급한다고 해도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월 2백만 원은 줘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로봇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이른 건 아닙니다. 가장 큰 단점은 속도입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손님들의 요구사항에 즉시 대응하기 어려운 건 물론이고 안전하게 움직이기는 하나 너무 느려서 업주 입장에서는 답답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고 손님들도 신기해하는 등 반응이 나쁘지만은 않으니 아쉬운 대로 쓸만하다…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가이드봇, 편의시설 안내부터 외국어 기능까지

 

로봇의 등장은 자영업자 업소 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KT의 서비스 로봇 외에 LG전자도 비슷한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가이드봇, 즉 가이드 로봇으로 호텔 로비 등에서 주요 시설과 행사, 주변 관광지 정보 등을 안내하고 로비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해설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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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로봇의 터치스크린에서 편의시설을 검색하면 화면에 장착된 화면과 음성으로 위치와 경로 등을 안내해줍니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안내 기능도 갖췄습니다. 방문객 안내와 광고, 보안, 해설 등이 모두 가능해 백화점과 박물관, 전망대, 지하철역 등 다양한 공간에서 운용이 가능합니다.

아직은 편리함 보다 신기함에 가까운 로봇들이지만 키오스크 같은 무인주문기 사용이 일상이 된 지금 상황을 돌이켜 보면, 로봇에게 주문하고 서빙을 받는 게 자연스러워질 날도 멀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인력 부족이 가속화시킨 이런 무인화가 혹여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되는 건 아닌지… 이런 걱정 섞인 찝찝함은 저만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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