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친절한 경제] 얼마 벌어야 중산층? …기준 확 높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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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에 2년 동안 얼마를 벌어야 중산층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민 앵커는 월급으로 얼마를 벌어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앵커>

한 400만 원 정도 벌면 중산층일까요?

<기자>

그 정도면 합리적이고 실제 중산층의 기준과도 부합을 하는데요, 그런데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월 700만 원 가까이 벌어야 중산층 아니냐는 대답 나왔습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8천만 원이 넘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월급 600만 원 조금 넘어서 연봉 7천만 원대였는데 봉급은 찔끔 올랐는데, 중산층 연봉에 대한 생각은 1천만 원 가까이 뛴 겁니다.

그렇다면 진짜 중산층은 얼마를 버느냐, OECD는 중위소득의 75%에서 200% 사이를 중산층으로 분류하는데요, 이걸 한국에 적용하면 올해 1인 가구의 중산층 소득은 145만 원에서 389만 원으로 응답자들 인식과는 좀 차이가 크죠.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중산층 소득이 385만 원에서 1천만 원 정도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최근 2년간 인식 변화를 조사한 거라면 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요즘 2명 이상 모이면 하는 얘기가 있죠. 바로 투자 이야기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부동산, 주식, 코인 광풍이 불면서 보고 듣는 게 이걸로 돈 벌었다는 얘기죠.

월급으로 아끼고 저축한 사람이 불편해진 시대입니다. 특히 30대는 45% 정도가 월급으로 자산 형성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근로소득 아닌 부동산, 금융자산은 얼마가 있어야 중산층이 된다고 했냐면, 9억 4천만 원은 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2년 전에 비해 1억 6천만 원 이상 높아진 수치입니다.

또 '부자'는 어떤 사람들이라고 했을까요, 월급보다는 자산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무려 5억 7천만 원 가까이 올라서 38억 8천만 원은 있어야 부자로 인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부자가 됐든 중산층이 됐든 그 기준을 상당히 높게 보는 것 같은데, 그러면 상대적으로 자기는 좀 중산층이나 부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자신을 '중산층이다' 생각하는 응답자가 절반 가까이 됐는데, 2년 전에 비해 4% 정도 줄었고요.

반면, 하위층이라고 인식하는 응답자는 4% 정도 늘어서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구성이 상위층, 하위층을 합한 것보다 중산층이 2배 넘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반반 정도가 자신을 중산층, 하위층이라고 답한 거잖아요. 실제 중산층인데도 45.6%가 자신을 하위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17%가 실제 상위층인데도, 본인을 '상위층이다' 이렇게 인식한 건 0.7%에 밖에 안됐는데요, 중산층은 하위층으로, 상위층은 중산층으로 본인의 상황을 더 낮게 평가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그러면 자기 자신을 좀 과소평가하는 걸까요?

<기자>

지난 2년을 자산 폭등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 시기에 막차도 못 탔다는 박탈감, 좌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 시기에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잖아요. 내 소득에 별 변화가 없는데도 다른 사람들 부동산과 주식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거지가 됐다는 뜻입니다.

월급이 390만 원이어도 자신을 하위층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동안 소득은 쥐꼬리만큼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1구간인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1% 내려갔지만, 상위 20% 5구간이 가진 부동산 가격은 24.5% 올랐습니다.

그만큼 부동산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거죠. 이에 따라 현행 중산층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장학금이나 각종 정책이 중산층을 포함해 만들어지잖아요. 소득 말고도 자산 정도를 추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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