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오늘(24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개혁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낸 데 대한 고강도 경고성 조치로, 업무보고를 사실상 거부한 것입니다.
공약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검찰청의 업무보고는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분과 인수위원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오전에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 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인수위원들은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청와대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또 "검찰의 예산 편성권 부여 공약 또한 검찰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직접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 표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수위원들은 박 장관을 겨냥, "윤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했다"며 "우리는 이 사태의 엄중함을 국민께 설명드리고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수위원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에게 "업무보고 연기는 전적으로 인수위원들이 협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윤 당선인 의중과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일정을 조정해 다음주 화요일 전에 법무부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박 장관의 개인적 입장과 별도로, 법무부 부처 차원의 입장 조율을 기대했습니다.
업무보고를 아예 취소하겠다고는 밝히지 않은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그는 '박 장관의 입장 변화나 유감 표명이 없을 것 같다'는 기자 질문에 "법무부가 내부적으로 숙의를 거쳐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입장을 다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화요일 안에 다시 한번 보고 받으면서 그 입장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숙의는 법무부 내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약에 반대한 건 법무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곧 물러날 장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계속 윤석열 정부와 함께할 것"이라며 "박 장관의 처신은 법무부에 부담주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