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고,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 침공 시기를 늦춰달라는 요청을 러시아에 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유럽의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2월 초 러시아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4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 중단 등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NYT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식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했고, 이후 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했습니다.
때문에 NYT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런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이며 중국을 비난하고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친강 주미 대사에게 전쟁 방지 노력에 동참해 달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오히려 중국은 이 같은 자료를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또 현지시간 2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 투표 당시 기권표를 던지면서 암묵적으로 전쟁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