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마지막 3·1절 기념사…"한일 협력, 미래세대 위한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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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를 통해, "한일 양국은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밝혔던 이른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대화 의지도 거듭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분단의 역사는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대화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고려한 듯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정부에도 남북 대화 노력을 계속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국 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기 마지막 기념사인 만큼 지난 5년간의 회고와 국민에 대한 감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본 수출규제에 맞선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4% 경제 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 달성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방역진, 필수노동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불편을 감내해준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임기가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문화예술 부문 성과도 지적하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BTS 열풍,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문화 예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라며 "차별하고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은 역대 민주 정부가 세운 확고한 원칙"이라며 "우리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기념식은 우리 민족 최대의 독립운동인 3·1 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에서 개최됨으로써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날 독립선언서 낭독은 독립운동가 이강 선생의 증손자인 이종찬 씨를 포함해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출신 각계 인사가 각자의 모국어로 나눠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올해는 특히 "1919년 당시 대한민국임시정부 초기 청사가 상해의 프랑스 조계지 내에 위치해 있던 점을 기념해 프랑스어 낭독을 추가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3·1절을 맞이해 총 219명의 독립유공자가 정부 포상을 받았으며,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독립유공자 4명에게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을 수여했으며, 임시정부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건립 유공자 한 명에게도 국민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직후 김정숙 여사, 주요 내빈과 함께 오늘 개관하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의 전시관 일부를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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