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식회담 정의용 · 하야시, 한일 역사현안 놓고 또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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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오늘 첫 정식 대면 회담을 열었지만, 역사 문제에 얽힌 현안을 놓고는 여전히 절충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회담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 장관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러한 역사 인식은 과거 한일 간 대표적 회담·성명·선언에서도 공유돼 온 것임을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외교부는 또 "이러한 맥락에서 정 장관은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당국 간 협의를 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장관은 특히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하고,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국의 특정 산업을 겨냥해 취해진 일본의 조치가 현재 한미일 간 세계 공급망 안전 강화 협의와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현안 중 역사 문제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대응해 대화의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본 외무성 발표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은 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국 국내 동향으로 "한일 관계가 계속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취지로 말한 뒤 이들 현안을 포함한 양국 간 문제에 한국 측이 책임지고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재차 요구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사도광산 논란과 관련해선 "조선인들이 강제노역했다는 한국 측의 독자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감이라고 재차 항의했다"고 외무성은 전했습니다.

그는 특히 "사도광산이 문화유산으로 지닌 훌륭한 가치가 유네스코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냉정하고 정중한 논의를 해 나갈 생각"이라고 한 뒤 "한국 측과도 성실하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반복해서 밝혔습니다.

역사 현안에선 극명하게 시각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그은 두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위한 대북 대화의 필요성과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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