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 선수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헐리우드 액션'을 펼친 중국 선수 런쯔웨이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박장혁은 어제(9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에서 런쯔웨이와 경쟁했습니다.
혼성 계주 2,000m와 남자 1,000m 금메달을 따낸 런쯔웨이는 중국 선수 중 유일하게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레이스 중반까지 3위를 달리던 박장혁은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런쯔웨이를 앞질러 2위를 꿰찼습니다. 그러자 런쯔웨이는 박장혁의 추월 때문에 방해를 받았다는 듯 두 손을 번쩍 들며 무언의 항의를 했습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가 김동성을 상대로 한 '헐리우드 액션'이 떠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박장혁은 결승 진출 마지노선인 2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틀 전 남자 1,000m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던 탓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심판은 박장혁의 추월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반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런쯔웨이는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를 팔로 막았다는 지적을 받고 실격됐습니다.
결승에 오른 박장혁은 10명 중 7위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7일 1,000m 준준결승에서 왼손이 찢어져 11바늘을 꿰매는 부상에도 선전을 펼쳤습니다.
경기 후 박장혁은 "예선 때는 링크를 왼손으로 짚어야 하는데 힘이 잘 안 들어가서 불편했다. 준결승과 결승은 정신없이 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런쯔웨이와 경쟁한 준결승 경기에 대해서는 "접촉을 최소화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필요하면 과감하게 인코스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런쯔웨이와 달릴 때는 이 부분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장혁은 "만약 심판이 이번에도 실격을 선언했으면 장비를 집어던졌을 것이다. 나는 상당히 깔끔하게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면서 "런쯔웨이가 두 손을 드는 동작을 했는데, 자신의 경기를 많이 되돌려봤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한편 이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황대헌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 선수단에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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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