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위치도
미국이 대만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와 공동으로 군사작전을 펼치는 새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3일 보도했습니다.
대만의 비상사태를 뜻하는 대만 유사는 중국이 무력으로 통일을 실현하려는 전쟁상황을 뜻합니다.
미·일은 내년 초 미국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국 간 외무·방위 담당 각료(2+2) 회의인 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대만 유사를 상정한 공동 작전계획을 확정하는 작업을 본격 시작하는 것에 합의할 전망입니다.
교도통신이 파악한 이 작전계획 초안은 대만 유사의 긴박도가 높아지는 초기 단계에서 미 해병대가 자위대 지원을 받아 대만에 인접한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 사이의 섬 지역에 임시 공격용 군사 거점을 설치해 부대를 전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초안은 아시아를 관할하는 미국 인도태평양군이 미 해병대의 새 운용 지침인 '원정 전방기지 작전'(EABO)을 토대로 자위대에 제안했다고 합니다.
미·일 양국은 초안 검증 작업에 착수해 이달 들어 도호쿠 지방과 홋카이도에서 부대의 소규모 분산 전개가 핵심인 EABO를 바탕으로 첫 공동훈련을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미군이 대만 유사시에 부대를 전개해 군사 거점화할 가능성이 있는 섬은 대만에서 가까운 난세이제도를 이루는 약 200곳의 유인·무인도 가운데 식수를 자급할 수 있는 40곳으로, 대부분이 유인도입니다.
여기에는 육상자위대가 미사일 부대를 배치해 놓은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외에 향후 배치가 예정된 이시가키지마가 포함됩니다.
미군은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해병대의 고기동 로켓포 시스템인 '하이마스'를 거점 지역에 배치하고, 자위대에는 수송, 탄약 제공, 연료 보급 등 후방 지원을 맡도록 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초안 상으로 미 해병대는 유사시에 중국의 반격을 피하기 위해 임시 거점으로 삼는 섬을 바꾸면서 공격 작전을 계속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교도통신은 미군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새 거점을 일본 국내에 두려면 일본 정부가 토지 사용과 국민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며 난세이 제도를 사실상 중국의 공격 대상으로 만드는 공동 작전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구글 지도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