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서 35살 좌파 보리치, 극우 후보 꺾고 대통령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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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 젊은 좌파 정치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차기 칠레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19일 치러진 칠레 대선 결선투표의 개표가 95%를 넘긴 가운데 좌파연합 '존엄성을 지지하다'의 보리치 후보는 55.8%의 득표율을 기록 중입니다.

경쟁상대인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의 득표율은 44.2%로, 보리치 후보에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승패가 갈리자 카스트 후보는 곧바로 패배를 인정하고, 보리치 후보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건넸습니다.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선 카스트 후보가 27.9%로, 25.82%를 득표한 보리치 후보에 앞선 바 있습니다.

1986년생인 보리치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그는 내년 3월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간 칠레를 이끌게 됩니다.

보리치 후보는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 출신으로, 칠레대 재학 중이던 2011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학생시위를 이끌었던 지도자 중 한 명입니다.

20대 때인 2014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좌파연합 경선에서 유력 후보였던 칠레공산당 소속 다니엘 하두에 산티아고 레콜레타 구청장을 꺾었습니다.

경선 승리 후 그는 "칠레가 신자유주의의 요람이었다면 이젠 신자유주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면서 젊은이들에게 "칠레를 변화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보리치 후보의 당선은 2년 전인 지난 2019년 칠레를 뒤흔든 대규모 시위의 산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분노가 교육·의료·연금 등 불평등을 낳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번졌습니다.

이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현행 헌법 폐기와 새 헌법 제정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피노체트 정권의 신자유주의 유물에 대한 거부감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중도우파 정권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이는 정권교체와 새로운 지도자 출현의 발판이 됐습니다.

변화를 향한 칠레 국민의 열망 속에 승리를 거머쥔 보리치는 취임 후 현재 제헌의회가 작성 중인 새 헌법 초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르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한편 칠레는 미첼 바첼레트 전 중도좌파 정권 이후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앞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등이 최근 3년 사이 줄줄이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바뀐 데 이어 칠레에서도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중남미에선 좌파의 우세가 더 뚜렷해지게 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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