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인 줄 알았던 1천500원짜리 반지가 200년 전 희귀 유물이라고요?"
영국의 한 여성이 자선마켓에서 단돈 1천500원을 주고 산 반지가 사실은 200년 역사를 품은 희귀 골동품이었다는 감정이 나와 화제입니다.
영국 BBC가 현지시각 지난 12일에 방송한 영국판 진품명품 '앤틱 로드쇼'에는 한 여성 의뢰인이 중고 시장에서 1파운드(한화 약 1천500원)를 주고 산 반지를 들고 나왔다가 반지에 담긴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여성 의뢰인은 "중고 물품을 파는 자선마켓에서 이 반지를 발견했고, 모조 장신구라고 생각해 샀다"며 "예쁜 크리스탈이 박힌 멋진 반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꺼내든 반지를 본 전문 감정가 존 벤저민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뒤이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그야말로 대반전이었습니다.
감정 결과 의뢰인이 크리스탈이라고 생각했던 건 다이아몬드였고,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아주 희귀한 가치를 지닌 '회색 얼룩무늬 다이아몬드'로 확인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였습니다. 다이아몬드를 감싸고 있던 8개의 빨강 조각은 루비였고, 반지의 금색 부분은 실제 22캐럿의 옐로골드(금에 은과 구리를 혼합)로 밝혀졌습니다.
벤저민은 "이 반지는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닌 희귀한 물건으로 보인다"면서 반지 뒷면에 난 방사형 무늬를 가리키며 "조지 왕조 시대인 1790년에서 1800년 사이에 볼 수 있던 전형적인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반지를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인도지역을 통치하던 무굴제국의 물건으로 추정하면서 "무굴제국의 쇠퇴 이후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 하는 과정에서 이 반지가 바다를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 타지마할 인근에서 발견돼 200년 후 영국의 한 자선마켓에 나타난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벤저민은 이 반지의 현재 가치를 2천 파운드(한화 약 313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1파운드를 주고 산 반지의 가치가 무려 2000배나 뛴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행운을 거머쥐게 된 여성은 "지금껏 반지를 서랍에 넣어놨었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끼고 다녀야겠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편, 이 여성이 구매한 반지가 '무굴제국의 다이아몬드 반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방송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식민지 문화재 강탈'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인도인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이런 물건은 내 주변에선 볼 수도 없다. 인도 역사의 상당 부분이 영국인에 의해 쓰이고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BBC 측은 "앤틱 로드쇼는 의뢰인이 가져온 골동품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한다"며 "다만 이 반지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설명했듯이 중고매장에서 발견됐으며, 어떤 경위로 영국에 건너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BBC '앤틱 로드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