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하루 전 제주 반대편서 참돔 수만 마리 잡혀…전문가들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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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발생한 강진을 바다의 참돔 떼, 하늘의 양떼구름과 연관 짓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9분쯤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제주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진이 발생하기 하루 전 제주 해역에서 수만 마리의 참돔이 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이 '지진의 전조증상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3일 지진이 발생한 해역과 반대편인 제주 동쪽 해역에서 참돔 2만5천 마리가 포획됐고 이튿날인 14일 새벽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에 부쳐졌는데, 위판액만 1억5천만 원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부산공동어시장 한 관계자는 "고등어 성어기에 이처럼 참돔이 대량으로 잡혀 위판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SNS 등 온라인에서 '지진 전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이를 감지하고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설을 근거로 "참돔 떼가 미리 지진을 느끼고 대피하다 잡힌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속설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동물의 지진 예견 능력이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려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데 뚜렷한 연계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준철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은 "참돔은 사계절 내내 제주 전 해역에 서식한다"며 "한날한시에 2만 마리 넘게 잡힌 것이 특이하긴 하지만 월별 전체 참돔 어획량으로 보면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고 연구원은 "또 참돔이 떼지어 이동하는 것이 지진 전조 증상이라고 규명된 것은 없다"며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진이 발생하기 30분 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지진의 전조라고 여겨지는 지진운(지진구름)이 발생했다는 목격담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구름 모양은 지진 전조와 상관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흔한 권적운일 뿐, 지진 활동과 이 구름의 연관성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사진=부산공동어시장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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