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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자, 일단 눕히기"…일찍 퇴원하면 "썩은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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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 한의원 직원들이 용기를 내서 내부 고발을 했습니다. 병원의 원장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보험급여를 타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그동안 그 원장이 병원을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보시겠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한의원 직원이 입원한 환자가 갑자기 퇴원을 요청했다고 보고하자 원장은 '썩은 고기를 골랐다'고 푸념합니다.

환자를 '썩은 고기'라고 부른 것인데, 이 한의원이 직원들에게 나눠준 상담 교육자료를 보면 환자를 어떻게 취급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입원실을 비워 놓아서는 안 된다며 자리가 있을 때는 '일단 눕히기 전략'을 펼치고, 장기 치료나 2인 1실이 가능한 '우량한 환자'를 고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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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급여 청구 전략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대 입원기간이 끝나면 걸어서 20분 거리의 다른 한의원으로 환자들을 옮겼습니다.

[신고자 A 씨 : 최대 입원기간을 채우면 전원(병원 이동)을 보내는 거예요. 환자한테는 '협력점이다' 이 정도 말씀드리고 돈을 이중으로 벌 수 있으니까.]

현행 의료법은 의사가 2곳 이상의 병원을 운영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지만 근무표와 식단, 세탁물부터 입원 현황과 보험료 심사 이의 신청까지 사실상 한 병원처럼 관리했습니다.

[□□ 한의원 원장 (음성 대역) : 실장이 두 곳 챙기느라 수고가 많네요. 잘 부탁합니다.]

간호기록지를 원장의 가족이 대필하며 수개월 치를 한꺼번에 썼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 한의원 원장 가족 : 만드는 게 창의력이 바닥이 났어. 바닥이. 내가 이렇게 창의력이 없는 줄 이번 기회에 알았다니까.]

[신고자 A 씨 : 어느 날 보니까 제 이름이 막 쓰여 있더라고요.]

또 다른 직원 B 씨는 탕약 관리도 부실했다고 말합니다.

[신고자 B 씨 : 입출고 날짜 관리도 안 되어 있고. '그냥 이게 팽팽해지면 버리는 게 유통기한이야' 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너무 황당했죠.]

경쟁 병원을 음해한 정황도 드러납니다.

채팅방에 경쟁 병원의 인터넷 게시물을 공유하면 부적절한 홍보글로 '신고 완료했다'는 보고가 줄줄이 달렸습니다.

이 채팅방 이름은 '진돗개 발령'입니다.

직원들은 차근차근 증거를 모아 국민권익위원회에 익명 신고했습니다.

[신고자 B 씨 :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의사 밑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환자 분들한테 죄송했죠.]

원장은 거듭된 취재 요청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해명을 듣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지만 역시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 한의원 원장 : 문제가 안 되는 것들까지 막 다 싸잡아서 이렇게 막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기저기… 취재나 이런 거 이제 응하지 않을 겁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엄소민) 

▶ [단독] 사라지는 '증거들'…익명 신고에 "60일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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