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

스브스레터 이브닝(8/18) : 국민의힘, 점점 깊어지는 골짜기


오프라인 - SBS 뉴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민의힘, 점점 깊어지는 골짜기

"저거 곧 정리됩니다."

'저거'는 무엇을 가리킨 말일까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을 말한 것이라는 이준석 대표. 누구 말이 맞을까요? 어제로 끝날 것 같았던 공방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서로에게 주는 상처가 점점 커져가고 있어요.

이준석, 밤 늦게 녹취록 공개

그대로 봉합될 것 같던 공방의 문은 이준석 대표가 어젯밤에 다시 열었어요. 페이스북에 원 전 지사와 통화 내용 녹취록을 올렸어요. 주요 부분을 옮기면,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저는 지금 초기에. 제가 봤을 때는 지금. 네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지금 저희 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 이사님(지사님) 오르고 계십니다. 축하 드립니다."

녹취록을 올리며 따로 설명을 달진 않았지만 이 내용만 보면 "저거 곧 정리됩니다."는 '갈등'을 뜻함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거라는 게 이 대표의 취지였어요.

원희룡 "녹음 파일 6시까지 공개하라"

원희룡 지사는 한발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요. 여의도연구원 조사는 여론조사를 뜻하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곧 정리된다는 '저거'는 윤석열이라고 다시 강조했어요. '지사님 오르고 계십니다'는 말은 원 전 지사의 지지율을 뜻하는 말이니 앞뒤 맥락이 맞아 떨어진다는 거죠. 이 대표에게 오늘 오후 6시까지 녹음 파일 전부를 공개하라고 압박했어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는 모 언론사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이 대표가) 윤석열이 토론회 두 번이면 버틸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는 말까지 했어요.

"그냥 딱합니다."

원 전 지사의 공격에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한 말이에요. 역시 물러서거나 봉합을 시도하지 않고 있어요.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하태경 의원은 원희룡 후보가 통화 내역을 왜곡했다며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이 대표 편을 들었어요. 반면 최재형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통화 내용을 밝히는 게 공인으로서의 도리라고 반대 편에 섰어요.

윤석열, "…"

'저거'라는 말이 자신을 지칭했다면 그 표현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텐데, 윤석열 후보 측은 오늘도 일절 반응을 내놓지 않았어요. 이 공방이 확산돼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에요. 이 대표의 말이 맞다 해도 별 실익이 없고, 원 전 지사의 말이 맞으면 그건 또 썩 유쾌한 일이 아니거든요.

왜 싸우지?

논란에 불을 지핀 원희룡 후보는 이준석 대표가 당내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특정 후보, 즉 이 대표와 친한 유승민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판을 짜 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당연히 부인해요. 그렇지만 최근 여러 발생한 여러 논쟁으로 인해 윤석열 후보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이미지가 생긴 건 이 대표에게 매우 불리해 보여요.

누구에게 유리한 공방일까?

이준석 대표나 원희룡 후보, 공방의 소재가 된 윤석열 후보 누구에게도 유리해 보이지 않아요. 이런 사실을 각 진영도 다 알지만 서로에 대한 불만과 감정의 앙금이 터져 나오는 걸로 보여요. 당 내부에서도 누구 하나 나서서 봉합을 시도하지 않고 있어요. 젊은 대표와 차기 대권을 노리는 각 후보 진영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이 싸움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민주당 쪽에서는 황교익 논란이 꺼지지 않고 있어요.

짧게 설명해 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가 된 걸 놓고 이낙연 후보 진영에서 '보은 인사'라고 공격하면서 시작됐어요. 황 씨가 일본 음식 예찬했다면서 도쿄 관광공사 사장이나 하라고 비꼬자 황 씨가 이낙연은 일본 총리나 하라고 맞받아친 거죠.

그래서?

그 쯤에서 끝나나 했는데, 오늘 황 씨가 페이스북에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는데 집중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매우 고강도의 공격을 퍼부었어요. 자기는 정당한 공모 절차를 거쳐 후보가 됐는데,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는 거죠. 황 씨는 자기 같은 전문가는 평판에 흠집이 나면 직업생명이 끝나니 생존 문제라고 주장했어요.

이낙연, "말하고 싶지 않다"

이낙연 후보는 캠프에서 한 일이고 후보가 직접 나설 일이 아니라며 "말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어요. 정치적으로 체급이 다른 황 씨와 직접 다퉈봐야 남는 게 없다는 판단이에요. 황 씨의 뒷배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의회가 오는 30일 청문회에서 황 씨 임명을 반대하면 지명을 철회하겠다며 역시 한발을 뺐어요.

탈레반 "여성의 권리 모두 인정. 단…"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여성의 모든 권리를 인정하겠다고 말했어요. 취업과 교육을 허용하겠다고 했어요. 단, "이슬람 율법의 틀 안에서"라는 단서를 달았어요.

여성 앵커와 인터뷰

탈레반은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에 협조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대대적인 사면령도 발표했고요. 여성들이 히잡(머리와 어깨에 두르는 의상)을 쓰면 남자와 동행하지 않고도 외출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탈레반은 과거와 다르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여성 앵커가 진행하는 TV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그러나 바로 그 시간 아프간 국영TV의 유명 여성 앵커를 포함해 모든 여성 직원들에게는 무기한 정직 명령을 내렸어요.

"부르카 안 썼다고 총살"

폭스뉴스는 기자회견이 있은 지 하루도 안 돼 한 여성이 부르카(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여성의 몸 전체를 가리는 의상)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됐다고 보도했어요. 온라인에는 한 여성이 피범벅이 된 채 거리에 쓰러져 있고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이 옆에서 흐느끼는 사진이 공개됐어요.

'조직원 신부 사냥' 보도도

프랑스24는 탈레반이 한 점령지에서 집마다 찾아다니며 12~45세 여성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고가 여러 건 있다고 보도했어요.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 결혼 시킬 여성을 물색하고 있다는 거예요. 여성들을 억압하지 않겠다는 탈레반의 약속은 아직 신뢰를 얻지 못 하고 있어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반 탈레반 저항 집결

쫓겨난 정부의 부통령을 위시해 반 탈레반 세력들이 집결하고 있어요.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은 이제 아프간의 합법적 대통령은 자기라고 말했어요.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달아났기 때문이에요. 살레 부통령은 반 탈레반 북부동맹의 본거지인 판지시르 주에서 세력을 모으고 있어요. 과거 북부동맹을 이끌었던 '아프간의 영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아버지와 이름이 같아요)도 함께 해요. 마수드는 민병대를 이끌고 있어요. 이들이 함께 회의를 하고 있는 사진을 BBC 기자가 트위터에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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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살레 부통령, 가운데 마수드

이란 TV "판지시르에서 전투"

이들은 탈레반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에게 저항에 동참하라고 촉구했어요. 이란의 알 알람 TV는 살레 부통령을 지지하는 부대가 판지시르에서 탈레반과 전투를 벌였고 카불 북부 파르완 주의 주도를 탈환했다고 보도했어요. 탈레반은 과거 집권할 때(1996~2001년)에도 판지시르를 비롯한 아프간 북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어요. 이 때문에 아프간 내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1805명 확진…내일이 문제

연휴가 끝나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32명 늘었어요. 평소 같으면 수요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데, 이번 주는 목요일인 내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가 문제예요.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걸로 보고 있어요. 논산 육군훈련소에서도 11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어요.

책임은 없고 연봉은 왕창, 한국 재벌의 민낯

대기업 임원인데 책임은 없고 연봉은 왕창 받는 자리 좀 마련해 줘. 이런 부탁하면 미쳤냐고 하겠죠? 그런데 한국 재벌 기업에선 흔히 있는 일이에요.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연봉은 수십억 원씩 받아가는 거죠. 김승연 한화 회장 연봉 30억, 신동빈 롯데 회장 80억, 신세계 이명희 회장 일가 4인 연봉 142억 원… 이재현 CJ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두 미등기 임원이에요. 회사에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피하기 쉬운 자리죠. 그룹 경영을 책임진다고 떠들려면 등기 임원을 하거나, 비등기 임원으로 책임을 덜 지겠다면 그만큼 급여도 덜 받는 게 맞겠죠? 주식 배당만으로도 매년 수십억 원씩을 챙겨 가잖아요.

[Words 오늘의 말]
"부자로 죽으면 실패한 것"(If you die rich, you fail when you die)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자녀들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인용한 문구예요. 007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아 온 크레이그의 재산은 대략 1800억 원 정도로 추정돼요. 크레이그는 거액을 물려주는 건 "천박하다(tasteless)"면서 자기 철학은 다 쓰고 가거나 기부하는 거라고 말했어요. 인터뷰에서는 위의 문장을 말하면서 이런 속담 있지 않냐고 했는데, 아마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했던 "The man who dies thus rich, dies disgraced(부자로 죽으면 우아하지 못하다)"는 문장을 말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Number 오늘의 숫자]
2.8%

초등학생 100명 중 약 3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예요. 전국적으로 10만7천 명이 좀 넘고요. 초중고를 다 합하면 14만7천 명 정도 되는데, 초등학생이 제일 많죠? 최근 들어 다문화가정 자녀가 급속히 늘었기 때문이에요. 최근 4년 동안 67% 증가했어요. 다문화가정을 다루는 교과 과정도 점검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들을 지켜보는 시선이 더 따뜻해져야 할 거 같아요.

오늘 스브스레터 이브닝은 여기까지예요. 내일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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