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평생 이런 물난리 처음"…새벽녘 공포의 탈출

"순식간에 넘어온 물"…집중호우 피해 극심한 해남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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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구, 43명이 사는 작은 농촌마을인 전남 해남군 마산면 월곡마을이 지난밤 내린 비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마을을 흐르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새벽녘 물줄기가 마을을 덮쳤습니다.

70∼80대 어르신이 대부분인 주민은 난생처음 겪어보는 물난리에 경황이 없다는 말만 거듭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80세 김 모 노인은 "비 오는 것이 심상치 않다고 하면서 선뜻 잠이 들었는데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새벽 3시 좀 넘었는데 순식간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서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다행히 도로 침수 상황에 비상 근무를 하던 면사무소 직원들이 긴급히 출동해 노인들을 이웃 월산마을회관으로 옮기고 나서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룻밤 새 300mm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해남군은 곳곳에 수해가 속출했습니다.

삼산면 대흥사 인근 주택에서는 밤새 내린 폭우로 계곡이 범람해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60대 박 모 씨가 숨졌고, 가족 3명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최대 433.5㎜ 강우량을 기록한 현산면을 비롯해 마산면, 북평면 등에서 이재민 50여 명이 발생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에 해남읍과 삼산면 등지의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돼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해 비가 그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긴급복구가 진행 중입니다.

특히 마을 저수지와 하천 등이 범람하거나 유실되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세배에 이르는 고천암 간척지는 거대한 호수로 변하면서 모내기를 한 지 한 달여 남짓한 어린 모들이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농경지 침수는 현재까지 5천536ha에 이르고 있습니다.

집중호우 예보에 비상 근무를 하는 해남군은, 명현관 군수가 새벽부터 삼산면 인명피해 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는 등 전 직원이 해당 읍면을 찾아 주민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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