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해외에 다녀올 때 격리 면제 같은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죠. 다음 달부터는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혜택을 누리게 되는데,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우리 국민과 군 장병들은 일찌감치 백신을 맞고도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주한미군 군무원으로 일하는 A 씨는 올해 초 부대에서 모더나 백신을 2차까지 맞았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급한 접종카드까지 받았지만, 지난 5월부터 차례로 도입된 백신 접종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당국에 접종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A 씨/주한미군 군무원 : 접종증명서가 (정부) 시스템에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고요. 접종받았지만 공식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접종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부터는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되는데, 이들은 여기서도 빠져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 주한미군은 해당이 안 된다고 하시거든요.]
A 씨같이 주한 미군부대에서 일해 미리 백신을 맞은 우리 국민은 1만여 명.
카투사 2천여 명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데, 이들 모두 같은 이유로 접종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미 접종받은 60세 이상 군무원들이 우리 보건당국으로부터 백신 맞으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A 씨/주한미군 군무원 : '미군기지에서 접종받았는데 또 맞아도 괜찮습니까?'라고 하면 '그거는 지침이 없어서 저희는 모르니까 다른 데 전화해보세요' 라고 (했어요.)]
1만 2천여 명이 백신 혜택에서 소외됐지만 복지부와 질병청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보건복지부 관계자 : 같이 혜택을 보는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질병청에 확인하시면 될 건데….]
보건당국은 뒤늦게 주한미군과 한국인 접종자 자료를 공유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