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기원이 되는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중간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 WHO 조사팀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WHO 조사팀은 특히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직원 감염 등을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은 작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의심받는 중국 우한의 수산시장이 코로나19 발병의 근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조사팀은 "초기 코로나19 사례의 대부분은 우한의 수산시장과 관련이 있었지만 비슷한 수의 사례가 다른 시장과 연관됐고, 일부 사례는 어떠한 시장과도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팀은 다만 바이러스 기원을 찾기 위한 이번 조사에서 중국 당국의 비협조 등으로 원자료에 충분히 접근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심층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WHO 조사팀의 보고서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14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러스 근원에 대한 국제 전문가의 연구가 지연되고 완전한 원자료와 표본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공통으로 우려한다"며, "조사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건에서 수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보고서 내용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세상에 미친 영향의 수준에 걸맞지 않다"면서 "중요한 데이터와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보여준 전문성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제 전문가 17명과 중국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28일 동안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우한에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진=미 NIAID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