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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은사님이 차에서 노숙을?"…한마음으로 뭉친 제자들


오프라인 - SBS 뉴스

고교 시절 선생님의 안타까운 근황을 접한 제자들이 뭉쳐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5일 미국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폰태너에 사는 21살 스티븐 나바 씨가 최근 집 근처에서 뜻밖의 인연과 재회했습니다.

몇 주 전 공용 주차장에 멈춰서 떠나지 않는 낡은 차 한 대가 나바 씨 눈에 들어왔습니다. 운전석에는 매번 백발의 노인이 쪼그리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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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 씨는 자동차에 사는 이 노숙인이 왠지 낯익다고 생각했습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이 노인의 정체를 기억해냈는데요, 바로 자신이 4년 전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 가르침을 받았던 임시 교사 호세 빌라루엘 씨였습니다.

놀라고 슬픈 마음을 숨기고 나바 씨는 다음날 조심스럽게 자동차에 다가갔습니다. 인기척을 느끼고 운전석에서 나온 빌라루엘 씨 역시 옛 제자를 알아보고 감격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던 지난해 초 곧바로 임시 교사 일을 잃었다. 달마다 받는 사회보장연금만으로는 살던 집에 머무를 수가 없어서 그 이후로 차에서 살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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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 씨는 갖고 있던 300달러(약 34만 원)를 빌라루엘 씨에게 건네고 "자주 찾아뵙겠다"는 말과 함께 돌아섰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빌라루엘 씨는 그 누구보다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넘쳤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장 훌륭한 선생님으로 꼽히곤 했기 때문입니다.

나바 씨는 SNS에 빌라루엘 씨를 만났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우리가 작은 도움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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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루엘 씨를 기억하는 옛 제자들은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은사가 머무는 주차장을 찾아가 식사를 대접하고 생필품을 선물했고, 한발 더 나아가 모금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사연을 알게 된 폰태너 지역 주민들까지 한마음으로 모금에 동참하면서 기부금은 5일 만에 무려 27,000달러(약 3,050만 원)가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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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77번째 생일을 맞은 빌라루엘 씨는 제자들과 주민들 수십 명이 모인 가운데 기부금을 선물로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평생 가장 소중한 경험이자 남은 생애 내내 감사할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빌라루엘 씨는 이어 "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늘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그 학생들이 나의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고 말해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을 눈물짓게 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thesteven7' 트위터, 'StevenHD'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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