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김정은 총비서가 두 번 '앙코르'한 그 노래는?

'시시콜콜'한 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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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황을 좌우하는 큰 뉴스는 아니지만, 살펴보면 나름대로 흥미 있는 북한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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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가 북한에서는 명절로 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2월 16일)에 1년여 만에 부부동반으로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아내인 리설주 여사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13개월 만의 일인지라 이 행보 자체가 이목을 끌었습니다. 1년 넘는 기간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은 건 코로나19 우려 때문이라는 게 정보당국 분석인데, 이번에 잠행을 깼다는 점에서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부부 동반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행보가 또 있었습니다.

공연 도중 나온 김정은 총비서의 돌발 지시입니다. 특정한 공연 곡에 대해 두 차례나 '앙코르'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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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는 김 총비서가 이 노래가 끝나자마자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재청하는 모습, 공연이 마무리된 뒤 또 다시 연주를 요청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 이후 공연에서 두 번이나 '앙코르'를 지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실제로 출연진들도 당황한 듯 잠시 머뭇대는 모습이 노출됐습니다.

선택받은 노래는 '친근한 이름'이라는 제목의 선전가요입니다.

"노래하자, 김정일…김정일, 친근한 이름."

가사 자체만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켜세우는 내용이 담긴, 흔한 북한 노래입니다.

왜 이 곡이었을까요? 우선은 이날 공연이 김정일 생일 기념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적절한 곡을 골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다른 평가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이야기입니다. 북한 공연을 분석해 온 강동완 동아대학교 교수는 이 곡이 비교적 '신나는' 곡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실제 앙코르 영상을 보면 출연진이나 관람자들, 이 노래를 부르며 제법 흥이 난 모습입니다. 박수를 치면서 '떼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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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 일 전 당 전원회의에서 간부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격노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강 교수는 "(김 총비서가) 간부들을 굉장히 다그쳤잖아요. (이번 공연 설명 중에) '전원회의의 성과를 마치고' 이런 식의 표현이 있어요. 이제는 새롭게 뭔가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니까 굉장히 유쾌하게 연출을 한 것이죠."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8차 당대회와 전원회의를 거치며 간부들의 기강을 다잡았고, 이제 새로운 5년을 출발하는 자리로 이 공연을 연출했다는 해석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날 '앙코르' 지시 외에도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흡연을 하는 모습도 노출하며 대체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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