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채무 불이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정선인 공사 미디어실장은 오늘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런 내용을 밝히면서 "이는 공사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사는 올해 초에 9천억 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운영자금 9천억 원을 조달했으나 이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공사는 최근 수년간 매년 수천억 원대의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운송 수입이 1년만에 27% 줄어든 작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조954억 원에 달했습니다.
서울시는 올 연말에는 공사에 약 1조5천991억 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상반기에 5천억 원 규모로 2차 공사채를 발행하고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자산재평가를 거쳐 하반기에는 3차 공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발행 조건 등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공사와 서울시는 만성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하철 요금이 2015년 이래 6년째 동결된 점과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르는 노인 등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작년 2천767억 원) 등을 꼽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지하철 요금 인상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노인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 보전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나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