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의 자금으로 구급차를 구매해 보내겠다는 한국 정부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에지 실장은 "한국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의 동결자금과 구급차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라며 "이란은 구급차가 필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를 겨냥한 (미국의) 경제 전쟁과 압박(제재)에 맞서 3년간 이 나라를 운영했다"라며 "따라서 우리는 구급차 몇 대가 필요한 게 아니라 한국에 동결된 돈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은 이란 외무부와 중앙은행이 한국을 압박해 지난달 이미 준비됐다면서 4일 발생한 한국 선박 억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바에지 실장의 언급으로 미뤄보면 최 차관은 이란 정부 측을 만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약품과 의료 장비 등 인도적 물품을 보내고 그 금액만큼 이란의 동결자금을 상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은행 2곳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원화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 7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예치돼 있습니다.
한국과 이란은 미국 재무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 2010년부터 이 계좌를 통해 달러화로 직접 거래하지 않으면서 물품 대금을 결제해왔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합의 파기 이후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이 자금이 동결됐습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