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입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사표'를 내놨습니다.
오 전 시장은 오늘(7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을 하지 않는다면,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입당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굳이 본인이 나서지는 않겠다는 의미인 셈입니다.
오 전 시장은 조건부 불출마와 조건부 출마 가운데에는 "가급적이면 '들어오지 않으면 출마' 쪽으로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며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오늘부터 본격적인 출마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 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다음 대선까지 단합된 힘을 확보하는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오는 17일까지 안 대표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시한을 제시했습니다.
안 대표와는 아직 자신의 구상을 논의한 바 없다면서 "만나준다면 댁으로 뛰어가서라도 만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자신을 찾아온 오 전 시장을 면담한 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고 나한테 인사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전했습니다.
한편 안 대표는 오 전 시장의 제안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서울시민들, 그리고 모든 야권 지지자들의 공감대"라고 밝혔습니다.
오 전 시장의 만남 제의에는 "야권 승리를 위해서 고민하는 어떤 분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서울시장 선거출마를 선언한 오신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제안에 대해 "내가 제안한 '대통합을 전제로 한 범야권 공동경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