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의료시설 중 하나인 스탠퍼드대학 병원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명단에서 의료진을 빼는 황당한 실수를 해 전공의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탠퍼드 메디컬센터는 화이자 백신 5천회 접종분을 수령한 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했으나 정작 가장 먼저 백신을 맞혀야 할 전공의와 간호사들을 명단에서 빼버리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대신 스탠퍼드가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한 직원들은 코로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지 않는 청소와 식당 서비스직 근로자였습니다.
스탠퍼드의 실수는 내부 시스템 오류에서 비롯됐습니다.
나이와 업무 영역, 부서별 코로나 환자 발생 숫자 등에 따라 코로나 노출 위험도를 점수화해 백신 접종 명단을 작성했는데 부서 순환 근무를 하는 전공의 등은 우선순위에서 배제되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이에 따라 1천300명 의료진 중 백신을 맞은 사람은 7명에 불과했고, 코로나 환자 치료를 전담해온 전공의들은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마취과 레지던트 애나 프랙먼은 "우리는 코로나 노출 위험도에서 0점을 받았다는 말이냐"며 "위험을 떠안고 일한 전공의들이 접종 명단에 포함됐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내과 전공의 제임스 디커슨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스탠퍼드 병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스탠퍼드 병원은 백신 접종 명단을 작성할 때 실수를 했다며 사과했습니다.
스탠퍼드 병원은 성명을 내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한 오류를 신속히 해결했어야 했다"며 백신 접종 명단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트위터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