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요미' 판다가 온몸 구석구석 '이것'을 바르는 이유?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판다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말똥을 보면 뺨에 바르고 그 위를 뒹굴어 몸 구석구석 묻히는 특이한 행동을 합니다.

다른 종의 배설물을 온몸에 바르는 것은 배설물과 관련된 다양한 행동이 존재하는 동물 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 이런 행동이 잦은데, 추위에 더 잘 견디려는 목적을 가진 것이라는 중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웨이푸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친링 대왕판다의 생태 관찰과 말똥 화학성분 분석, 쥐 실험 등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PNAS와 외신 등에 따르면 판다가 말똥 위를 뒹구는 것은 지난 2007년에 처음 포착됐으며 이후 무인 카메라를 통해 이런 행동이 일회성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본격 연구가 진행된 지난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1년 동안에만 모두 38차례에 걸쳐 이를 포착했습니다.

행동 패턴도 똑같아 우선 조심스럽게 말똥 냄새를 맡고 흰 뺨에 부드럽게 바른 뒤 그 위를 뒹굴고 나중에는 발에 묻혀 안 묻은 부위에 덧칠을 했습니다.

이런 말똥 바르기 행동은 배설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선한 것에 집중됐으며, 주변 기온이 영하 5도에서 영상 15도일 때 이뤄지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말똥 화학성분 분석을 통해 식물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베타-카리오필렌'(β-caryophyllene)과 '카리오필렌 옥사이드'(caryophyllene oxide) 화합물을 발견했으며, 실험실 쥐의 발과 털에 이를 묻힌 결과, 추위에 둔감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베이징 동물원의 판다에게 겨울에 이 화합물을 묻힌 건초를 제공했더니 지방산이나 물을 묻힌 다른 건초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를 더 선호했으며, 냄새를 맡고 몸을 비비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베타-카리오필렌과 카리오필렌 옥사이드 화합물이 'TPRM8'으로 불리는 온도감지 수용체 경로에 작용해 추위 감지를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말똥을 연고처럼 몸에 바르는 것이 추위에 익숙해지게 돕는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판다가 다른 곰과 마찬가지 아주 두꺼운 털가죽을 갖고있어 이미 추위에 적응한 상태고, 말똥을 묻히는 행동이 바람이 없는 동굴을 찾아 들어가는 것보다 얼마나 더 효율적인지 의문을 제시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버드대학 신경과학자 아이작 치우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을 통해 연구팀이 말똥에서 확인한 베타-카리오필렌과 카리오필렌 옥사이드가 이전 연구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면서 이 물질들이 추위 감지를 무디게 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