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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국민 가계부' 보니…최고 흑자는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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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자금 흐름, '국민이전개정통계'라는 것이 나왔는데 이것이 쉽게 말하면 국민들 평생 가계부를 싹 집계를 한번 해본 것이죠?

<기자>

네, 시간의 흐름을 따라서 본 '국민 가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이전통계는 한국인의 인생에서 쭉 나타나는 자금의 흐름을 통해서 각 연령대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조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초에 처음으로 이 통계를 도입해서 어제(7일) 2017년의 한국인들을 기준으로 계산한 사상 세 번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것으로 보면요, 한국인이 최고의 '흑자 인생'을 구가할 때는 만 45세, 45살입니다.

45세에 도달했을 때 국민 1명당 평균 노동소득 즉, 일해서 버는 돈이 정점에 달합니다.

연평균 3천354만 원으로 이때 가장 많습니다.

반면에 45세들이 쓰는 돈은 연간 1천870만 원에 그쳐서요, 이때 인생 흑자폭이 가장 큰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뒤집어서 말하자면 한국인들은 45살을 정점으로 제일 왕성하고, 건강하게 일을 하기 때문에 가족과 나라의 무게를 두 어깨에 제일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노동소득으로 버는 돈이 많으니 세금도 많이 내고, 가족도 부양하고, 또 내 미래와 자식들을 위해서 저축과 투자도 많이 해야 하는 나이입니다.

생애 최대 쌓인 흑자가 다 그런 데 쓰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45세까지는요, 공공보건 소비에 있어서도 10대부터 30대까지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직 젊고 건강하니까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 가져다 쓰는 보건의료 비용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45세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공공보건 소비도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가족과 남을 위해서 건강보험료를 주로 냈다면 이때를 기점으로 점점 자신이 그 돈을 쓸 일도 많아진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일단 최대 흑자인 시기는 그렇고요, 아까 그래프에서 잠깐 봤는데 흑자의 시기는 28세부터 58세 이때까지인가 보죠?

<기자>

네, 일을 많이 해서 그 외의 연령대를 건사하는 시기가 이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딱 30년이죠, 59세부터는 다시 적자 인생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인의 인생 적자가 최고조인 것은 사실 16살 때입니다.

16살은 버는 돈은 아직 없는데 전 연령대에서 1명이 쓰는 돈, 1인당 소비하는 돈은 가장 많습니다. 연간 3천215만 원입니다.

16살은 그야말로 온 나라와 가족이 그에게 투자하고 있는 시기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5살 정도부터 16, 17살까지 공공교육비도 중점적으로 쓰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물론 부모가 쓰는 양육비도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들어갑니다.

16살에 사교육을 비롯한 민간교육 소비에 한 사람당 934만 원이 들어갑니다. 거의 연간 1천만 원 가까이 되는 것이죠.

만으로 17살 때부터는 조금씩 자기가 돈을 벌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나타나다가 28세에 흑자 인생으로 전환됩니다.

즉, 그전까지는 돈을 벌기 시작하더라도 부모와 나라가 쌓아놓은 돈을 갖다 쓰는 것이 더 많습니다.

28살 때부터 한국인의 노동소득이 비로소 소비보다 많아지는 것입니다.

이제 교육비는 더 이상 거의 쓰지 않고요, 또 건강해서 의료비도 거의 쓰지 않고요, 왕성하게 일해서 아이들과 노인들이 쓸 수 있도록 세금도 많이 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 시작하고,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하는 시기가 이 시기입니다.

이것이 45살에 정점에 달하고 58살까지는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후로는 다시 적자로 돌입합니다. 59세부터 다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쌓은 연금도 받고, 의료비도 많이 나갑니다.

2017년에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125조 원이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배분됐습니다.

14살 이하의 유년층에는 61조 원, 65세 이상의 노년층에는 64조 원이 돌아갔습니다.

유년기에는 사실 1명당 쓰는 돈은 노인보다 많은데요, 노년층은 사람이 많고 또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년층에 배분되는 돈이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앵커>

큰 틀에서 보면 또 유년기에는 부모들 양육비가, 부모들 돈이 많이 들어가고, 노년기에는 대체로 나랏돈이 들어가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비중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민간이전이라는 항목이 있는데요, 양육비나 부모 부양 비용 같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민간이전을 보면 노동연령층 전체로부터 유년층에게는 76조 8천억 원, 노년층으로는 14조 3천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유년층은 1명, 1명으로 보면 세금도 많이 쓰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중으로 보면 국민 세금을 쓰는 것보다 부모 돈을 쓰는 비중이 훨씬 높은 것입니다.

반면에 노년층은 그동안 낸 세금이나 연금에 기대는 비중이 훨씬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노년층으로부터의 상속이나 증여처럼 자산을 뭉터기로 떼서 가족에게 내주는 것은 이 통계로는 살펴보기 어렵고요, 다른 지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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