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영국인 셰프의 창의력과 재치가 극한의 상황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일 미국 NBC 등 외신들은 호텔 취업에 성공해 캐나다로 날아간 23살 셰프 쟈고 랜들스 씨가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랜들스 씨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호텔에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들뜬 마음으로 비행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입국 이후 14일 동안은 철저히 자가 격리를 해야 했는데요, 랜들스 씨가 홀로 머물게 된 곳은 가스레인지와 조리 도구 하나 없는 작은 호텔 방이었습니다.
예상했던 상황이었지만, 막상 요리할 수 없게 되자 랜들스 씨는 손이 근질근질해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때 랜들스 씨는 호텔 방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다리미와 커피포트를 발견하고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이 두 가지 도구만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보기로 한 겁니다.
랜들스 씨가 맨 처음 시도한 요리는 베이컨 샌드위치였습니다. 달궈진 다리미 위에 종이 포일을 깔고 베이컨을 올리자, 마치 불 위에서 요리한 것처럼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습니다. 성공적인 결과에 신이 난 랜들스 씨는 '자가 격리 주방'이라는 제목으로 요리 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미로 햄버거 패티, 닭가슴살, 연어를 구워내는 랜들스 씨의 요리법은 곧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랜들스 씨는 여기에 커피포트를 추가해 더욱 다양하고 화려한 요리를 선보였는데요, 특히 베이컨으로 감싼 닭고기를 따뜻한 물에 담가 '수비드 공법'으로 익혀낸 요리는 랜들스 씨의 SNS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국 '국민 셰프' 고든 램지도 랜들스 씨 영상을 공유하며 이례적인 호평을 내놨습니다. 고든 램지는 랜들스 씨가 다리미로 닭고기를 굽고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소금 좀 넣으세요"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완성된 요리를 보고는 "빛깔이 먹음직스럽고 근사해 보인다. 내가 본 호텔 음식 중 가장 괜찮아 보인다"고 칭찬했습니다.
영상을 본 몇몇 누리꾼들은 "호텔 측 허락은 받았나", "기물 파손이 우려된다"며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호텔 측은 "우리 호텔에 머문 한 셰프가 자가 격리 동안 창의적인 식사를 만들어냈다"며 직접 영상을 소개해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랜들스 씨는 "낭비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는데 색다른 도전 덕분에 재미있는 2주를 보냈다"며 "지금은 자가 격리를 마치고 호텔 방을 떠난 상황이지만, '자가 격리 주방' 영상은 계속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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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agoscrandles', 'gordonramsayofficial' 틱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