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탐사선, 소행성 베누 16초간 접지해 토양 샘플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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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리스-렉스 로봇팔 끝에 달리 샘플채취기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소행성 '베누'(Bennu) 표면에 성공적으로 접지해 토양 및 자갈 샘플을 채취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 31일부터 2년 가까이 베누 궤도를 돌며 샘플 채취를 준비해온 오시리스-렉스는 이날 오전 2시 50분쯤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궤도에서 벗어난 뒤 약 4시간20여분에 걸쳐 초속 10㎝로 서서히 하강한 끝에 접지 목표지인 '나이팅게일'에 약 16초간 접지했습니다.

탐사선은 3.35m 길이 로봇팔을 편 채 805m를 하강한 뒤 두 차례 더 엔진을 가동해 미세조정한 뒤 오전 7시 12분쯤 지름 8m의 목표 지점에 접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베누는 현재 지구에서 약 3억3천300만㎞ 떨어진 곳에 있어 자료를 전송하는 데만 18분31초가 걸려 실제 접지는 오전 7시 전에 이뤄졌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접지 직후 로봇팔 끝에 달린 샘플채취기(TAGSAM)로 표면에 압축 질소가스를 발사해 주변 토양과 자갈을 뜨게 한 뒤 이 중 일부를 흡입한 뒤 곧바로 이륙했습니다.

오시리스-렉스가 지구로 전송한 실시간 자료로는 접지와 질소가스 발사, 이륙 등이 계획한대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영상 분석과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의 샘플이 확보됐는지를 최종 확인하는 데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ASA는 샘플 최저 목표치를 60g으로 잡고 있으며, 이 기준에 못 미치면 내년 1월 12일 2차 목표지로 선정된 '오스프리'에서 다시 샘플 채취에 나서게 됩니다.

토양 및 자갈 샘플이 제대로 확보된 것으로 확인되면 밀폐된 회수 용기에 담아 지구로 돌아오는데, 2023년 9월 23일 유타주 사막에 이 용기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베누는 지름이 약 492m에 달하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약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고 채 1천만 년이 안 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거의 변형되지 않고 그대로 간직된 '타임캡슐'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NASA 과학임무 담당 토머스 주부큰 부국장은 이 샘플이 "지구와 태양계의 역사를 말해줄 로제타석과 거의 같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행성에 탐사선을 보내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일본이 훨씬 먼저 진행해 왔습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난해 4월 지구에서 약 3억4천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샘플을 채취해 귀환 중이며, 오는 12월 6일 지구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에 발사한 '하야부사1'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했다가 통신이 두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10년 미립자 1천500개가 담긴 샘플을 지구에 가져온 바 있습니다.

(사진=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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