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요원들을 동원합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내정보국(MI5) 수장인 켄 맥컬럼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수학 전공자로 MI5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정보요원인 그는 지난 3월 국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맥컬럼 국장은 "분명히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항해 사용 가능한 첫 번째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전 세계적 경주는 대단한 것"이라며 "이같은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다른 다양한 세력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 개발과 관련한 여러 위협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옥스퍼드대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고 개발 중인 백신이 인체실험 후기 단계에 있으며,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의 백신은 초기 단계입니다.
맥컬럼 국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연구 과정에서 생산된 특별한 지적 재산을 훔치거나, 또는 데이터를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백신 개발 데이터의 온전함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영국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지난 7월 이른바 '코지 베어'로 알려진 해커 그룹 'APT29'가 학계 및 제약업계의 코로나19 연구 성과를 해킹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지 베어'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을 해킹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정보기관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50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42개가 인체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맥컬럼 국장은 영국이 극우주의자의 테러부터 중국의 경제적 스파이 행위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극우주의자의 테러 위협이 이슬람국가(IS)의 그것과 같은 정도는 아니지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MI5는 국가가 배후에 있는 다양한 스파이 행위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은 물론 다른 나라로부터의 다양한 위협이 점점 복잡해지고 격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상업적으로 민감한 데이터와 지적 재산을 해킹하는 것은 물론 정치에 개입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적대하도록 하려는 중국의 스파이 행위를 무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