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나라 5분의 1이 잿더미…직접 본 미국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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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사상 최악인 미국 산불 상황을 위성으로 찍은 것입니다. 흰 연기가 뚜렷하게 보이고, 또 주변에 검은 부분은 이미 타버린 곳인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면적의 5분의 1 넘는 지역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저희 취재기자가 당국의 허락을 받고 서부 산불 현장에 직접 가봤는데요, 사상 최악이라는 이번 산불을 현장에서 보니 앞으로도 쉽게 잡힐 것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캘리포니아 산불 현장에서, 김종원 특파원입니다.

<기자>

저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엘도라도라는 이름이 붙은 산불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의 허가를 받고 이곳 현장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 보이는 이 산불은 인근 민가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파티를 하다 시작됐습니다.

벌써 열흘째 타면서 서울 강남구 면적의 1.5배를 태웠지만, 아직도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민가와 시설물 등 건물 10채를 태운 이 산불은 또 다른 마을로 번지는 중입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산불 면적이 워낙 넓다 보니 소방대는 진화보다는, 방화선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 이 바로 위에서는 산불이 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 산불이 더이상 아래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나무를 자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길이 좀처럼 잡히질 않으면서 화마가 훑고 지나간 들판은 나무며, 선인장이며 모조리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산불이 훑고 내려오면서 나무가 모두 타버린 현장입니다.

아직도 바닥의 재를 만져보면 뜨끈한 온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길 하나만 건너면 산골 마을이 시작됩니다.

아슬아슬하게 마을 앞에서 불이 멈춰서면서 큰 화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이 마을은 주민 90여 가구 전체가 긴급 대피를 하면서 말 그대로 유령 마을로 변해버렸습니다.

[산불 인근 주민 : 지난주 토요일 불길이 마을 앞 산등성까지 내려왔을 때 의무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불꽃이 공기 중에 날아다니더라고요. 소방관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서 물을 뿌렸습니다.]

1시간 정도 떨어진 또 다른 산불 현장입니다.

수백 가구가 모여 있는 민가 바로 위에서 열흘째 산불이 타오르면서 지금까지 170제곱킬로미터, 서울시 면적의 30% 태웠습니다.

지금 산 아래 있는 이 마을은 대피 권고가 내려진 상태인데 타는 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을 합니다.

[산불 인근 마을주민 : 연기, 냄새, 좋지 않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불이 동쪽 저 멀리서 타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갑자기 불이 길을 건너 여기까지 번져버렸어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현재 미 서부 지역에서는 이 같은 대형 산불을 포함한 불이 100개 가까이 동시다발적으로 타오르면서 역사상 최악이라는 산불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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