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관통하는 전기선?…금강송 군락지에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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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에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해 한국전력이 대규모 송전선로를 만드는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있는 경북 울진에서 경기 가평까지 구간만 200㎞를 넘고 송전탑이 440기 설치됩니다. 그런데 송전선로 구간이 백두대간 일대를 관통하도록 설계돼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산 능선과 비탈에 우뚝 서 있습니다.

수백 년 자란 금강 소나무 군락지로 토목공사는 물론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입니다.

높이 70여m의 송전탑 설치가 추진 중인 산림 유전자 보호구역 중 한 곳입니다.

만약 송전탑 설치가 현실이 된다면 초고압 송전선로가 이 일대를 관통하게 되면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금강송을 비롯해 산림 훼손이 불가피합니다.

또 다른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인 강원 삼척시 가곡면 일대, 산양과 담비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 안쪽 산림지대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의 배설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지리산과 설악산 국립공원과 함께 남한의 3대 생태 축으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지나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마지막 야생지대입니다.]

한국전력은 이번 송전탑 설치 사업은 수도권에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한 국책사업으로, 백두대간 관통은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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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 3곳에만 송전탑 23기가 들어섭니다.

대규모 산사태 같은 재해도 우려됩니다.

[임상준/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자연 사면이 인위적으로 형질이 변경됐기 때문에 강우 시 집중적으로 물이 한쪽으로 모여서 하류에 피해나 혹은 붕괴와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체 송전탑 구간의 20%를 차지하는 경북 봉화군 주민은 주민 협의 과정이 불충분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동헌/봉화군 춘양면 애당2리 이장 : (올해 들어) 설명 한 번 없이 한다는 게 도대체 마을에 와서 설명을 한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한전 측은 전문가와 전체 11개 시군의 주민으로 구성된 입지 선정위원회를 통해 송전탑 설치 구간을 논의했다며, 앞으로 1년간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평가해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장현기, CG : 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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