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습지 위에 다리 건설?…멸종위기종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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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적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인천 송도의 람사르 습지 두 곳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해상다리 건설이 그 이유입니다.

송인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썰물 때가 돼 물이 빠지고 드넓은 펄이 드러나자 새들이 여기저기서 몰려듭니다.

길고 주걱같이 생긴 부리를 얕은 물 속에 넣고 휘젓고 다니는 저어새, 뾰족한 빨간 부리로 갯벌 속의 먹이를 잡는 검은머리물떼새 모두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인천시는 멸종위기 새들의 서식처인 이곳을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고 2014년엔 국제 람사르 습지로 등록했습니다.

이 습지가 훼손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토부가 수도권 제2순환선의 마지막 구간인 이곳에 4km가량 해상 다리를 놓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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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구간을 지나는 다섯 가지 도로 건설 대안 가운데, 습지를 가장 넓게 훼손하며 관통하는 해상 다리가 최적 안으로 선정됐습니다.

비용과 다른 도로와의 연결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임성인/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업체 상무 : IC 설치도 해야 하고, 교통이 좀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고속도로 연계성·연속성 이런 것도 확보해야 해서 일단 (해상 다리로) 계획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거세게 반발합니다.

해상 다리는 습지 생태계를 훼손하고 바다 경관도 망친다는 겁니다.

[윤기현/송도 아파트 입주민 : 소음·분진·매연에 직격탄을 맞게 되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요. 바다도 생태계 환경도 다 무너지고요.]

훼손 위기에 놓인 건 이곳뿐이 아닙니다.

국제인증을 받은 인천 송도의 또 다른 람사르 습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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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경기도 시흥과 인천 송도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 다리가 습지보호구역을 관통할 예정입니다.

[박옥희/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인천대교 같은 경우 건설해놓고 난 다음에 사후영향평가에서 해양 생물의 개체 수나 종들이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고요.]

지역 주민은 지하 도로 등으로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어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박승원,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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