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식민지 시대 총독 동상 철거 요구 시위


네덜란드에서 17세기 식민지 시대 총독의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네덜란드 수도 북쪽에 있는 호른에서는 시위대 500여명이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총독이었던 얀 피터르스존 쿤의 조각상 철거를 요구했다.

식민지 경영 등을 위해 설립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지금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지역에 해당하는 자바섬 바타비아를 점령해 근거지로 삼았다.

쿤은 1621년 현재의 인도네시아에 속한 반다섬 정복을 이끌었으며, 이 과정에서 향신료 독점을 위해 일본 용병을 동원해 수천 명의 주민을 살해해 '반다의 학살자'로도 불린다.

당시 주민 1만5천명 가운에 1천명 정도만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덜란드 일각에서는 그를 자국 '황금시대'의 영웅으로 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잔혹한 압제자로 평가한다.

조각상 철거 시위가 벌어진 같은 날 해당 지역에서는 20여명이 네덜란드 국기를 흔들며 이 조각상을 지지하는 맞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미국 백인 경찰관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국으로 확산한 가운데 제국주의 관련 인물 기념물에 대한 훼손이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로테르담에서도 과거 노예무역과 관련된 식민주의자 해군 장성과 18년 전 암살된 극우 정치인의 조각상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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