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강 점령한 가무우지…"물고기 7.5㎏ 꿀꺽, 그물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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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나선 가마우지 (사진=연합뉴스)

충북 단양의 내수면 어업인들이 외래 조류인 가마우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수년 전보다 개체 수가 대폭 늘어난 가마우지가 단양강(단양지역 한강 명칭)에서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망을 쪼아 구멍을 낸 뒤 그물 안의 물고기까지 훔쳐 먹는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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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의원 (사진=단양군의회 제공, 연합뉴스)

강미숙 단양군의원은 오늘(15일) 군의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얼마 전 출근길에 아평사거리 강가에서 '검은 무리'를 발견했다"며 "다른 분들도 자주 목격했다는 '검은 무리'는 바로 가마우지"라고 말했습니다.

강 의원은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월동하러 왔다가 기후 온난화 등으로 텃새화한 것"이라며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잡아먹어 내수 어업 종사자들이 공포탄을 동원하는 등 전쟁을 선포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서적 등을 살펴보니 가마우지는 물속 5∼10m를 잠수해 물고기를 잡아먹고, 한 마리가 하루에 섭취할 수 있는 양은 7.5㎏이라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의원은 "단양지역 가마우지는 수중 생태계를 이미 점령했다"며 "집행부는 내수면 어업 피해 방지, 특산종인 쏘가리 보호, 배설물에 의한 자연 훼손 방지 등을 위해 유해조수 지정을 환경부에 건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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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에 모여 있는 민물가마우지 (사진=연합뉴스)

이재완(60) 단양어로어업연합회 회장은 "어망을 쪼아 고기를 꺼내 먹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며 "낮에 돌 틈에 들어가 있는 쏘가리, 빠가, 메기 등을 제외하고 모래무지, 참마자, 피라미 등은 씨가 마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회장은 "가마우지는 3년 전만 해도 100∼200마리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늘었다"며 "어민 피해 방지를 위해 유해조수로 지정해 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소 박사 출신의 이완옥 상지대 교수는 "환경부가 1년에 한 번 겨울에 조류조사를 하는데 여름 철새여서 조사된 것보다 개체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합동조사로 마릿수와 어업인 피해 여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가마우지가 하루 7.5㎏을 먹어치운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말"이라며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종을 먹고 하루 섭취량이 얼마인지는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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