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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광주의 '기막힌 거리'…그곳서 마주한 놀라운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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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는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계엄군은 시민군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향해 총과 칼을 겨눴고, 학생과 시민군들은 계엄군과 군부 독재에 맞서 저항했습니다. 억압과 저항이 맞서고, 총성과 함성으로 가득찼던 40년 전 광주 거리. 그런데 그 거리에는, 솥에 밥을 짓고, 참기름과 소금을 뿌리고, 김으로 싼 주먹밥을 쉴 새 없이 만들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학생과 시민군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지치지 않도록 뒤에서 응원한 광주의 상인들과 어머니들이었습니다.

5.18 당시 기록들을 보면 금남로 등 광주 거리 곳곳에서 솥에 밥을 짓는 부녀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주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쌀, 참기름, 김, 깨 등 주먹밥을 만들 재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십시일반 내놓은 먹거리 덕분에 쌀도, 김도 떨어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상인들과 어머니들은 직접 싼 주먹밥과 물을 시위대가 탄 트럭 위로 올려주기도 하고, 정신없이 뛰어가는 학생들의 손에 주먹밥을 쥐어주기도 했습니다.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고 박관현 열사의 누님인 박행순 씨는 비디오머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광주 주먹밥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굶지말고, 싸울 때까진 싸우더라도, 저들한테 항복은 하지 말라는 그런 마음을 담았죠. 밥을 뭉쳐서 주먹밥을 만들 듯이, 그 때 광주는 모두가 하나로 뭉쳤거든. 그런 화합의 정신을 주먹밥이 담고 있어요"

광주의 어머니들은 아직도 주먹밥을 쌉니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로 애쓰는 대구 의료진들을 위해 직접 싼 주먹밥 도시락 518개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1980년 5월의 주먹밥,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의 주먹밥. 어머니들은 왜 아직도 주먹밥을 싸는 걸까요? 비디오머그가 광주 오월어머니집에 직접 찾아가 주먹밥의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취재: 박수진 글구성: 이세미 영상취재: 조창현 편집: 김경연 디자인: 한동훈 장지혜 영상제공: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기록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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