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선생님 소개 좀" 교감 사칭한 경찰관…2심도 "해임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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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퇴실 때 객실 물품을 훔치고 초등학교 교감을 사칭해 여교사 연락처를 알아낸 경찰관이 "해임 처분은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으나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2부는 경찰관 A(41)씨가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항소심 소송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순경이던 A씨는 시보 기간이던 2018년 6월 27일 오전 원주시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퇴실하면서 슬리퍼와 가운 등 4만 2천 원 상당의 객실 비품을 몰래 훔쳤습니다.

또 같은 해 5월 18일 오후 4시쯤 공중전화로 모 초등학교에 전화해 교감이라고 사칭한 뒤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전화했다.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으로부터 "결혼했다"는 답이 돌아오자 이번에는 "동료 교사 중 예쁜 선생님이 있으면 두 명 정도 이름과 연락처를 달라"며 교육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해 교사 2명의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관명 사칭 피해를 본 피해 교감은 명예훼손 및 공무원 자격 사칭으로 A씨를 고소했습니다.

A씨의 절도 혐의는 그해 7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됐고, 관명 사칭은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벌금 8만 원의 통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절도 사건 직후 직위 해제된 A씨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5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변사 사건 트라우마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절도를 저질렀고, 마음에 드는 선생님의 결혼 여부 등을 알고 싶어 관명을 사칭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임용 후 시보 기간 중 관명 사칭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절도죄를 저질렀다"며 "비록 절도 사건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범죄를 예방해야 할 경찰공무원이 범죄를 저지른 만큼 비위 행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절도뿐만 아니라 관명 사칭 행위도 함께 저질렀고 관명 사칭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원심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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