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에서 2004년 이후 최장기간 건조경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지난 1일 오후 2시 건조주의보가 건조경보로 격상된 이후 이날까지 8일째 건조경보가 발효된 상태입니다.
이는 건조 특보가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변경된 2004년 이후 최장기간 신기록입니다.
이전까지는 7일(2018년 12월 29일∼2019년 1월 4일, 2019년 2월 9일∼2019년 2월 15일 등 두 차례)이 가장 길었습니다.
건조경보는 실효습도(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25% 이하로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내려집니다.
보통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에는 한반도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습도가 줄어 대기가 건조해집니다.
다만 남쪽에서 종종 저기압이 올라와 전국적인 봄비를 뿌려 건조함을 씻겨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한반도가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길게 받는 가운데 남쪽에서 북상하는 저기압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대기 건조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봄비는 지난달 26∼27일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충청·전라 서해안과 제주 서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 특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서울 외에도 대구, 경기(과천·성남·포천 등), 강원(원주·태백·강원 산지 등), 충북(영동·진천), 전라(익산·순천 등), 경상(창원·구미 등), 제주(동부·남부·산지 등) 일부 지역은 건조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과거 건조 특보 기간에 산불 등 화재가 자주 발생했고, 특히 강한 바람까지 불면 대형 산불이 발생할 위험성도 커 주의가 필요하다"며 "17일 전후로 비가 오기 전까지 건조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