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몸집 키워 '반값 장사'…장어 어가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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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식이 사라지면서 양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민물장어가 팔리지 않고 양식장에 그대로 있는 탓에 몸집만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성훈 기자가 어민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10년 넘게 민물장어 장사를 해온 이 식당은 지난달부터 단체 예약이 한 건도 없습니다.

일주일에 1천 마리 넘게 들여오던 장어를 요즘 400마리만 받는데도 다 팔기 어렵습니다.

[정상호/민물장어 식당 주인 : 착잡하죠. 내 물건이 가득 차 있어서 손님한테 제공하고 해야 하는데 비어 있고 하니까….]

양식장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양식장에서 온 장어를 무게별로 분류해 출하하는 계류장에 가봤습니다.

하루 평균 1톤 이상 출하하던 게 1/5로 줄어버렸습니다.

[옥상원/민물장어 양식수협 이사 : 식당·장어 어가·중간에 유통하시는 분들 포함해서 모두 다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양식장 장어 평균 단가도 30%가량 떨어졌습니다.

장어가 양식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렇게 700g이 넘는 큰 장어 수도 배로 늘었는데요, 사룟값만 많이 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그렇다고 사료를 끊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행일/민물장어 양식장 대표 : 커 버리니까 출하도 잘 안 되고 그렇게 큰 거는 또 가격도 엄청 싸요. 수요가 적으니까….]

기껏 키워 놓고 고스란히 폐기처분할 판이라 양식 어민들은 버티다 못해 헐값에 물건을 내놨습니다.

대형마트의 반값 행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원가도 못 건지다 보니 속이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행일/민물장어 양식장 대표 : 이렇게라도 가져가 주니 고마운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울며 겨자 먹기로 내는 실정이죠.]

어민들이 가격 급락과 출하물량 적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자 해수부가 3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정민구)

※ 가격이 하락한 민물장어는 '외래종(말모라타)' 장어임을 알립니다

위 보도에서 지난해 대비 평균 단가가 30%가량 하락했다고 설명한 양식장 민물장어는 외래종(말모라타)으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던 토종(자포니카)과는 다른 종임을 밝힙니다. 아울러 기사 서두에 언급된 민물장어 식당은 토종(자포니카)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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