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주 국민들의 고민은 두 가지라고 합니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화장실 휴지가 고민거리라고 합니다.
호주는 매년 2억 6천만 킬로그램의 화장실 휴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요즘 매장에서 이 휴지를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지난 3월 4일 자 The Sun 신문을 보면, 매장에서 휴지를 구입하려던 여자 2명이 휴지 하나를 두고 싸우다가 흉기까지 꺼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화장실 휴지를 놓고 이런 싸움까지 벌어졌다는 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호주는 매년 2억 6천만 킬로그램의 화장실 휴지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이런 충격적인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화장실 휴지 하나 때문에.
화장실 휴지를 만드는 호주의 'Who Give A Crap'에 따르면, 최근 휴지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00% 증가했다고 합니다.
호주 방송국 Channel 9은 최근 호주에 있는 대형마트 해리슨 사장을 인터뷰 했습니다. 해리슨은 40년간 이 분야에서 일을 해왔고 사스도 경험했지만 이런 사재기 현상은 처음 본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화장실 휴지뿐만 아니라, 미용 티슈, 부엌에서 사용하는 키친타월까지 모두 동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고기류 판매까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리슨 사장은 화장실 휴지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과 과자를 많이 구입했다며 휴지 사재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킴벌리 크라크(Kimberly Clark. 위생제지업체)의 데이비드슨 대변인도 최근 화장실 휴지 판매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재고는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 마트에서 휴지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또 휴지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사니, 나도 산다는 심리가 크다는 뜻입니다.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일본 상황도 물어보았습니다. 그곳도 상황이 비슷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마트에서 마스크와 화장실 휴지를 사기가 무척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 결국 실내 생활이 많아지고 결국 화장실 휴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휴지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지만 모두 페이크 뉴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와이에 있는 Ala Moana Center 대형 백화점은 공중화장실에 있는 모든 휴지를 없애는 바람에 고객들의 불편이 크다는 소식을 현지인에게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미국 CNN 방송은 우선 시민들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심리학자는 정부 당국의 대처가 부족해서 휴지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 대규모 격리·봉쇄 조치를 단행하자, 다른 나라 국민들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프랭크 팔리 미 템플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코로나19가 일종의 생존주의 심리를 낳아, 사람들은 집에서 최대한 오래 지내기 위해 필수 물품을 비축하고 있다"라며 "휴지도 필수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은 휴지를 사면서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안도감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