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마저 갉아먹는 코로나19…불안 · 대인기피 등 상담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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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상담까지 찾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1월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1개월여 동안 트라우마센터와 전국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코로나19와 관련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 심리적 문제 상담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트라우마센터는 확진자와 그 가족의 심리상담 및 치료를, 자치단체별로 설치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자가격리자와 증상이 없는 일반인의 심리상담 등을 담당합니다.

이 기간 트라우마센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에 대한 전화 심리상담 540건이 진행됐습니다.

센터 관계자는 "확진자나 완치 후 퇴원한 분들은 주변에 자신이 피해가 된다고 여기는 심리적 어려움, 외출에 대한 불안감, 자가격리에 따른 정신적 고통 등을 호소한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자가격리자와 일반인 요청을 받아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심리상담은 1만8천60건에 달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일상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 관계기관 상담까지 받으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 유형을 보면 "기침이 나는데 코로나19 증상이 아닌지 불안하다"와 같은 단순한 증상 관련 문의부터 "나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는지 무섭다",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겠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무섭다" 등 실제로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국내 체류하는 중국동포들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 같아 불편하다", "주변에서 나를 코로나19 환자로 의심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피해 다녀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 이유로 상담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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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심리상담사 등이 제공하는 각종 온라인 심리상담에서도 코로나19는 주된 화두가 됐습니다.

한 심리치유 전문 유튜버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심리적 불안과 공포, 각종 스트레스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해 드리겠다"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었습니다.

이 채팅방에는 며칠 만에 11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채팅방에 모인 누리꾼들은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매일 봤더니 불안감이 심해져 밖에서 구급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한다", "신천지 확진자가 여러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다는 보도를 보고 이틀간 잠을 못 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걱정이 많아져 공황장애 증상이 생겨 숨쉬기 힘들고 목이 타는 느낌이 든다" 등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심리상담을 하는 한 상담사도 "코로나19에 대해 걱정하는 문의가 최근 하루 수십 건씩 들어온다"며 "다른 일로 문의했다가도 꼭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등 이야기를 꺼낸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생각이 매몰되다 보면 불안 등 증상이 커질 수 있다면서, 관심사를 다른 쪽으로 적절히 돌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교수는 "이미 병원을 다니던 환자 중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증세가 더 안 좋아진 경우도 있다"며 "성격이 예민하거나, 지병이 있거나, 주변에 확진자나 격리자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불안감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패닉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면 불안과 공포증, 사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진다"고 분석했습니다.

곽 교수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 자체만으로 치유 효과가 크기 때문에 병적인 불안감을 겪는 이들은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뉴스를 하루에 한 번만 보거나 취미생활 등 다른 일에 몰두하면서 공포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도록 '심리적 방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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