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는 A씨는 지난주 구청 총무과에서 처음으로 마스크 석 장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 23일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 만이었습니다.
물론 이걸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A씨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비로 산 마스크를 끼고 일하고 있습니다.
A씨는 "구청 직원들은 사회복무요원보다 마스크를 더 많이 받았다"며 "대민 업무를 하는데 민원인들이 기침을 많이 한다"며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국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마스크 등 방역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민 접촉이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에도공무원에 비해 방역물품 배분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입니다.
경북 경산시 한 노인복지기관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 B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후 업무가 크게 늘었습니다.
고령 이용자들의 손이 닿는 내부 벽 등을 알코올로 소독해야 하고, 야외 청소도 이전보다 더 꼼꼼히 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관에서 제공한 마스크는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이들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가 아니라 일반 일회용 마스크였습니다.
B씨는 "직원들이 꺼리는 일을 떠맡게 됐는데 일을 시킬 거면 마스크라도 제대로 된 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산하 사업소 사회복무요원 C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민들에게 직접 마스크를 나눠주는 일을 하지만, C씨에게 지급된 방역 물품은 시민에게 지급하고 남은 일회용 마스크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KF80이나 KF90 등 고품질 마스크가 아니라 일반 마스크입니다.
경기도 소재 법원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D씨는 법원 청사에 출입하는 민원인의 발열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합니다.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곳의 입구를 지키며 감염 우려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나흘에 한 번 법원에서 KF94 등급 마스크 한 장만 받을 뿐입니다.
이처럼 사회복무요원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사이에 전국 곳곳에서 사회복무요원의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강릉 내곡동 주민센터의 사회복무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요원은 지난달 27일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27일에는 대전 월평역 사회복무요원이 확진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20일 경북 영천시에서도 사회복무요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신천지 교인인 이 사회복무요원은 인근 지역아동센터에서 원생 학습지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