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터키 국경 혼돈 속 이주민보트 전복…어린이 1명 사망


터키의 국경 개방으로 수많은 이주민이 한꺼번에 그리스 쪽으로 몰려드는 혼란 속에 첫 이주민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터키 영해와 가까운 그리스 레스보스섬 인근 에게해에서 2일(현지시간) 이주민 보트가 뒤집혀 어린이 1명이 사망했다고 그리스 당국이 밝혔다.

터키를 떠난 이 보트에는 당시 50명 가까운 이주민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숨진 어린이 이외에 나머지는 대부분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터키 당국이 지난달 27일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육로 외에 해상으로 그리스 진입을 시도하는 이주민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그리스 경찰은 1일 오전 이후 레스보스섬을 비롯한 에게해 섬에 닿은 이주민 수가 최소 1천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북동쪽 터키와 접경지역에서의 혼돈도 가중되고 있다.

터키가 국경을 열자 시리아·아프가니스탄 등 출신의 난민 1만명 이상이 그리스 국경 쪽으로 몰려들었고, 이들의 월경을 우려한 그리스 국경경비대는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해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상한 한 이주민이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이 터키발로 전해졌으나 그리스는 '가짜뉴스'라며 이를 부인했다.

터키의 국경 개방으로 2016년 이후 4년 만의 '이주민·난민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5∼2016년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협으로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들자, EU와 터키는 난민 협정을 체결했다.

EU가 60억유로(약 7조7천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터키는 이주민·난민의 유럽행을 차단한다는 게 협정의 뼈대다.

이후 터키는 EU가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는데, 이번 국경 개방 조처가 계속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엄포로도 읽힌다.

여기에 '이주민·난민 카드'로 EU를 압박해 날로 상황이 격해지는 시리아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다고 외신은 분석한다.

현재 터키에는 37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터키가 시리아 북부지역에 대한 군사 개입 수위를 높이며 피란민 수십만명이 추가 발생하는 등 그 수가 점점 불어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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