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초중고 휴교' 카드에 "성급한 결정" 논란 확산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아베 일본 총리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내놓은 초중고 전면 휴교 카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짚어 보지 않고 내린 성급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초중고 전면 휴교를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1시가 넘어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이마이 보좌관 등 측근이 배석한 가운데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후지와라 문부과학성 사무차관과 회동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그날 저녁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 자리에서 전국의 초중고교와 특별지원학교에 3월 한 달 동안의 휴교를 요청하는 공개 발언을 하기 약 5시간 전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 회동 전에 후지와라 차관에게 먼저 '전국 일제 휴교' 의향을 전달했고, 이를 전해 들은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아베 총리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관저를 방문했던 것입니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전면 휴교 조치로 맞벌이 등을 하는 학부모가 쉬어야 할 경우 휴업 보상을 어떻게 할지 등 고려할 문제가 많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아베 총리는 "내가 책임진다"는 말로 그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의 '전면 휴교' 결단을 지지한 것은 휴교 아이디어를 낸 이마이 보좌관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일본 정부의 위기관리 업무를 관장하는 스가 관방장관조차 관여하지 않았고, 정부에 조언하는 전문가 회의에서도 전면 휴교의 예방적 효과 등과 관련한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27일 저녁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배경 설명 없이 "3월 2일부터 봄방학 때까지 임시 휴교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일본 언론매체는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아베 총리의 돌발 결정이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NHK는 이 결정이 내려진 다음 날인 28일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출연자 입을 빌려 '바카야로(멍청이) 코로나'라는 말로 아베 총리의 전면 휴교 카드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습니다.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스가 장관과 가까운 자민당의 한 간부는 "터무니없는 판단이었다"면서 이마이 보좌관 등 아베 총리 측근들이 문제라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아베 총리의 전면 휴교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시마네, 효고, 군마, 도치기, 오카야마, 오키나와현 등에서는 전면 휴교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한 지자체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이 28일 12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 정도만이 3월 2일부터 휴교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의외의 전면 휴교를 선택한 배경에는 정권 비판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부는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문제로 해외 언론은 물론이고 일본 일각에서 코로나19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염이 더 확산하면 아베 총리 본인이 '세계에 감동을 주는 최고의 대회'로 치르겠다고 강조해 온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초중고 전면 휴교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29일 저녁에 해명 기자회견을 엽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댓글
댓글 표시하기
코로나19 현황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