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줄에 고성까지"…강릉시 마스크 자체 보급 첫날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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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해놓고 이게 무슨 짓입니까"(시민) vs "이렇게 많은 분이 한꺼번에 모일 줄 미처 몰랐습니다."(김한근 강릉시장)

강원 강릉시가 마스크를 미처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긴급 보급하기 시작한 오늘(27일) 오전 읍면동사무소마다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교1동사무소는 수백 명이 몰려들어 S자 형태의 긴 줄이 형성됐고,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주변 도로는 한 개 차선이 마스크를 받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의 차량으로 가득 차 주차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시는 언론 등을 통해 전혀 알리지 않고 마스크 보급을 시작했지만, 갑자기 많은 시민이 몰려들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긴 줄에도 마스크 배포가 더뎌지고, 수백 명이 밀집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시민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하게 사람들을 이렇게 모이게 해서야 되겠냐, 통반장을 통해 마스크를 나눠주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으냐"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강릉시는 번호표를 나눠주며 시민들을 해산시키려 했지만, 번호표를 받기까지도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629번이라는 번호표를 받은 이 모(82) 씨는 "혼자 살고 있는데 한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 마스크는 사지 못하고 번호표만 받아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이렇게 많은 분이 한꺼번에 모일 줄 몰랐다"며 "행정이 부족하고 매끄럽지 못했고, 1시간이나 기다렸던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국가적인 긴급 사태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잡화를 직접 판매하게 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직원들이 전국의 마스크 공장을 다니며 어렵게 구했는데 이렇게 항의를 받는 일이 벌어져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오늘 교1동사무소뿐만 아니라 성덕동사무소에서도 시민이 몰려들자 번호표를 나눠주고 급히 해산하도록 했습니다.

또 포남동사무소에서도 긴 줄이 형성됐습니다.

마스크 긴급 보급은 강릉시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시는 우체국과 농협 등 정부가 지정한 공적 판매소에서는 내주 초에나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우려되자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자체적으로 마스크 보급에 나선 것입니다.

강릉시는 2주 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마스크 6만 개를 장당 1천700원에 구매했고, 이 물량이 어제 도착하자 오늘부터 긴급 보급에 나섰습니다.

시는 이렇게 구매한 마스크를 오늘 오전 10시부터 가구당 1세트(5개)에 8천500원씩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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