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반 보우소나루' 기류 꿈틀…권위주의적 행태 우려


브라질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 이후 보이는 권위주의적 행태가 민주주의 질서와 제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반 보우소나루' 기류를 형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유력 대선주자의 한 명인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 지우마르 멘지스 대법관, 10여명의 하원의원이 지난 18일 하원의장 공관에서 만찬을 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참석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언론과 주지사, 의회 등을 대하는 태도와 발언이 수위를 넘고 있으며,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권위주의적 행태가 확산하고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이아 의장은 보우소나루 취임 이후 그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군 출신 강경 인사들이 대통령실을 장악하고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정부와 의회 관계가 악화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멘지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언행이 시민사회와의 공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만찬이 열린 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일간지 여기자를 두고 성적인 행위를 암시하는듯한 저속한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브라질언론협회(ABI)는 연방검찰총장에게 보우소나루 조사를 촉구했고, 해당 신문은 "브라질 대통령이 불량배들의 우두머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전날에는 대통령실의 아우구스투 엘레누 안보실장이 예산 문제로 의회와 마찰을 빚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의회가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말해 의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앞서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비대한 공무원 조직과 불합리한 예산 집행이 정부재정을 악화시키고 있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을 기생충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엄청난 반발을 샀다.

이로부터 며칠 후에는 달러화 강세를 두둔하면서 과거 달러화가 약세일 때는 가사도우미들까지 미국 디즈니 여행에 나섰다고 말해 또 한 차례 구설에 올랐다.

가사도우미라는 직업에 대한 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각계에서 게지스 장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으며 의회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야권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측근들의 퇴행적 발언과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초당적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야권 14개 정당 대표자들은 지난 10일 모임을 갖고 '권리, 민주주의 포럼'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달 말 북동부 마라냥 주의 주도(州都)인 상 루이스 시에서 첫 공식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야권연대에는 좌파와 중도, 우파 성향의 정당들이 고루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올해 10월 지방선거에서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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